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4조원 넘게 사들인 외국인이 코스닥에도 눈독 들이며 대거 ‘사자’에 나섰다. 연초부터 이어진 외국인의 ‘IT 사랑’이 코스닥에 포진된 IT 중소형주에도 퍼졌고 제약·바이오주 역시 다시 힘을 내면서 지수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코스닥지수는 7일 11.87포인트(1.66%) 오른 728.79에 장을 마치며 지난해 말 대비 8% 가까이 상승했다. 연초만 해도 어려울 것 같던 700선 탈환을 넘어 800선 복귀 기대감마저 감돈다. 견인차는 단연 외국인이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일과 직후인 이날까지 이틀 동안 외국인은 2,200억원 이상 코스닥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달 23일부터 따지면 총 순매수 규모는 5,370억원으로 이 기간 동안 1월29일(266억원 순매도) 하루만 제외하고 연속 매수한 것이다.
연초부터 이어진 IT 대형주 매수의 훈풍이 코스닥 IT 중소형주에도 이어지는 양상이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업종은 통신장비와 반도체, 정보기기, IT 부품 등을 포함한 IT 하드웨어로 총 1,230억원어치를 쓸어담았다. 규모에 무관하게 국내 IT 업종 전반에 베팅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김상표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에서의 IT 대형주 매수 기운이 코스닥으로 확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닥 주도주인 제약·바이오의 상승도 두드러진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셀트리온헬스케어(1,012억원)이며 바이로메드(551억원), 신라젠(37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의 감리 소식에 발목이 잡혔던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외국인 덕분에 13%나 올랐고 이는 코스닥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원은 “지수 견인력이 강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제약·바이오 업종에 외국인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며 “코스닥 상승 탄력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CJ ENM(7.37%), 스튜디오드래곤(5.56%), 와이지엔터테인먼트(5.04%) 등 또 다른 코스닥 주도주인 미디어·엔터주 역시 해당 기간 상승 폭을 넓혔다.
여기에 정부와 여당이 증권거래세 인하를 포함한 자본시장 종합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지면서 개인투자자 비중이 매우 높은 코스닥 시장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 영향도 있다. 실제 빚내서 주식 투자한 돈을 의미하는 신용공여 잔액은 1일 기준 9조9,324억원이었는데 이는 연초(9조3,555억원)보다 5,770억원 증가한 규모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하게 진행된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입에 따라 외국인의 차익실현이 이뤄질 수 있는 점, 또 돌발 악재에 민감한 코스닥의 특성상 갑작스러운 변수에 지수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 등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