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016880)그룹이 웅진플레이도시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매각주관사 선정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플레이도시 매각대금을 코웨이(021240) 인수자금에 보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웅진플레이도시의 부채가 많아 코웨이 인수대금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웅진플레이도시 매각주관사를 조만간 선정한다. 매각 대상은 웅진이 보유한 웅진플레이도시 지분 80.26%다. 매각은 부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지난 2017년 말 기준 웅진플레이도시의 차입금은 2,221억원 수준이다.
웅진은 2009년 타이거월드를 인수해 이름을 웅진플레이도시로 바꿨다. 웅진플레이도시는 부천시 원미구에 위치해 있으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IC에 인접해 있다. 근처에 아파트 단지 등이 있어 이용객의 접근성이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비해 지방자치단체의 세금폭탄 등으로 차입금이 늘어나 자본잠식 상태다. 웅진플레이도시는 매년 80억원 수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웅진플레이도시 매각은 사업성보다는 부동산 자산 거래로 평가된다.
웅진플레이도시의 매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웅진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자산 매각 과정에서 웅진플레이도시 매각이 진행됐다. 그러나 매각자 측과 인수자 간 가격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이번에 재추진되는 매각은 사실상 부동산이 주요 대상이어서 프로젝트펀드(PF)나 구조화금융으로 거래구조를 짤 수 있는 사모투자펀드(PEF), 부동산 자산운용사 등이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부채를 인수하는 대신 소수의 자금으로 지분에 투자한 뒤 유상증자 등을 통해 웅진플레이도시의 재무구조를 개선할 경우 체질개선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거래대금은 2,500억~3,000억원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웅진플레이도시의 인수대금 대부분이 부채 인수에 사용되기 때문에 웅진그룹이 손에 쥘 수 있는 자금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웅진그룹은 웅진씽크빅(095720) 유상증자, 비핵심 자산 매각 등으로 코웨이 인수대금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계획에 차질이 생기며 다양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에너지(103130)는 업황 부진으로 매각이 요원할 뿐 아니라 웅진씽크빅의 유상증자 역시 계획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웅진그룹은 1일 코웨이 인수대금 마련 목적으로 1,000억원의 자금을 웅진씽크빅에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사업성을 보고 들어오는 후보들보다는 부동산 가치에 매력을 느낀 후보들을 대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웅진그룹은 웅진플레이도시 매각대금을 코웨이 지분 추가 매입에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웅진 관계자는 “보유 현금, 인수금융 등으로 이미 코웨이 인수대금은 마련했다”며 “자문사 선정 이후 영업양수나 자산양수 등 구조를 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시진·임세원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