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나이에도 굵직한 투자를 주도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손정의(61)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겸 사장이 8년간 사장직을 계속 맡겠다고 밝혔다.
7일 마이니치신문과 비즈니스인사이더 재팬에 따르면 재일교포 3세인 손 회장은 전날 열린 작년 4~12월 그룹 결산 설명회에서 “적어도 69세까지는 사장을 계속할 것”이라 “69세까지 다음 경영진에 바통을 이어준다는 생각을 19살 때부터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나는 요즘 건강할 뿐만 아니라 의욕과 꿈이 넘쳐난다”면서 회사를 계속 이끌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그는 사장에서 물러나면 회장 타이틀만 유지하겠다면서도 최고경영자(CEO)로서 경영에 계속 관여할 지에 대해서는 “그때 가서 결정할 일”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승계 문제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최대 투자 리스크로 꼽혀왔다. 손 회장은 2014년 미국 구글 임원 출신인 니케시 아로라 전 부사장을 후계자 후보로 영입했다가 돌연 입장을 바꿔 2016년 퇴임시켰다. 또 2017년 6월 주주총회에서 “은퇴 같은 건 하지 않는다”며 후계자 선정 문제를 10년에 걸쳐 준비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력한 경영 의지를 드러낸 손 회장은 이날 사상 최대의 그룹 영업이익을 내놨다. 소프트뱅크그룹의 2018년 4~12월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8% 급등한 1조8,590억엔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51.6% 증가해 1조5,383억엔에 달했다. 소프트뱅크가 해외 정보기술(IT)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조성한 비전펀드는 8,087억엔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체 사업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익을 벌어들였다. 2017년 매입한 미국 IT사 엔비디아 지분 30억달러 어치를 지난달 전량 팔아치우는 등 차익이 발생하며 비전펀드의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배 뛰었다.
손 회장은 이날 앞으로 11개월 내에 6,000억엔 상당의 회사 주식 1억1,200만주를 매입(바이백)해 주가 부양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통신 자회사 소프트뱅크 주식을 매각해 확보한 약 2조엔 가운데 부채 변제와 인공지능(AI) 기업 투자에 쓰고 남은 금액을 바이백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손 회장의 바이백 계획이 공개되자 6일 소프트뱅크 주식이 17%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