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 한중일 힘의 대전환]'웬수' 같은 나라 中日...지금이 활용할 기회

■우수근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中은 미세먼지의 주범국이지만

국내 환경中企엔 최대 잠재고객

위안부 등 과거사로 틀어진 日도

고령화·공유경제 등 배울점 많아

韓 발전 위한 '中日 사용법' 제시




한국은 한중일 관계에서 언제나 ‘샌드위치 신세’로 씁쓸하게 표현되곤 해왔다. 더 나아가 요즘은 4차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넛크래커’(한 나라가 선진국에 비해서는 기술과 품질 경쟁에서, 후발 개발도상국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현상)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한층 증폭되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은 전기차 등 미래의 먹을거리에 미리미리 대비해 왔고, 중국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반면 한국은 이도 저도 아니어서 앞날이 막막해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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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신간 ‘한중일 힘의 대전환’은 “지금이야말로 한국이 동북아 시장의 주인으로 떠오를 절호의 기회”라는 역설적인 주장을 내놓는다. 일본에서 공부하고 중국에서 가르치며 양국에서 20년 넘게 생활하며 한중일 관계에 천착해온 우수근 중국 동화대학교 교수는 한반도가 주도하는 새로운 시장을 위한 중국과 일본 사용법을 나름대로 제시한다. “대미 무역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한국이 필요한 중국, 정치·경제·역사 전쟁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일본의 속사정을 정확하게 인식해 기회로 삼으면 충분히 승산은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여기에다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세계의 골칫거리에서 최고의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북한까지 활용한다면 한국에겐 더 없는 호시절이 다가올 수 있다는 견해도 곁들인다.

한국 서울한국 서울


우선 저자는 현재 중국의 경우 공산당이 중화인민공화국을 창설한 지 70년이 되는 올해의 의미에 주목한다. 중국 역사가들에 따르면 중국 역대 왕조들의 평균 존속 기간은 약 70년 정도로 건국 70년이 지나면 그동안 부정부패, 빈부격차 등의 문제로 민중이 봉기한다. 중국은 바로 올해가 어쩌면 ‘역사의 반복’이 시작되는 해 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을 비롯해 경기둔화로 시진핑은 연초부터 성장급 간부와 부장급 간부를 긴급소집하는 등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올해는 중국에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본은 이미 저성장 국가 이미지가 강하다. 저성장시대의 고용 축소, 기업 분할, 사업 매각 등 단기대응책에서 벗어나 기업이 사회와 함께 이루어 나갈 ‘공유가치’를 찾아 해결방법을 모색 중인데, 어쩌면 이러한 일본의 모습이 10년 후 한국의 미래인 것이다.

중국중국


저자는 바로 이러한 상황을 기회로 잡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무엇보다 중국은 미세먼지의 주범국인 동시에 환경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을 가진 한국 중소기업에는 최대의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우경화에 빠져 있고 청산해야 할 과거사가 있지만 일본 역시 고령화와 저성장이라는 한국에 닥친 난제를 해결하는데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는 점 또한 놓치지 말 것을 권한다.

물론 중국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순진한 생각일 수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은 그저 듣기 좋은 최면술이나 레토릭에 불과한 경우가 많아서 더욱 그렇다. 그래도 저자의 생각을 차분히 들어보면 꽤 설득력이 있다. 이를테면 중국 정부는 환경 분야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으며, ‘짝퉁’ ‘불량식품’ 국가 이미지가 강한 중국은 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자체 기술로는 이를 해결하기가 힘들어 중국 정부가 ‘얼마 들어도 좋으니 해결만 해다오’라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일본


끝으로 저자는 일본의 공유경제 발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고령화 등의 문제를 이미 경험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일본을 빠르게 배워야 한다. 또 최근 이슈가 되기 시작한 공유 경제에 대해서 일본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는 당부다. 이미 ‘사회 안전’을 공유 가치로 내세운 일본의 기린맥주는 무알콜 맥주를 출시하고 있고, 릭실은 세계인의 위생을 공유가치로 선언하고 수도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후진국에 위생변기를 박리다매로 다량 판매해 ‘공유가치’ 추구를 통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저자는 그 근거로 든다. 한국에서는 아직 걸음마에 불과한 공유경제 비즈니스를 일본에서는 이미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은 귀 기울일 만하다. 더욱이 공유경제 가치는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국부펀드 수익률(6%)를 자랑하는 노르웨이의 투자 공식 중 하나는 바로 이러한 윤리적 기업에 투자하라는 것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1만7,000원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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