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수능 통합’ 시뮬레이션 보고서로 파장을 일으킨 김경범 서울대 교수가 14일 “2022년 수능 체제도 다음 정권이 들어서면 2026~2028년도께에 또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관련기사☞"2022 이후 정시 수시 없애고 학종-수능 통합가능" 학계 첫 제시)김 교수는 충북 오송밸류호텔에서 열린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교원 대상 연수’에 발제자로 참석해 “당장 미래를 알 순 없지만 수능이 1994년에 만들어진 이래 단 한 번도 수능을 (새로) 만들지 않고 지나간 정부가 없다”며 “피로감이 들고 불만이 강해질 때 정부가 ‘뭔가를 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5년마다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매 정부마다 수능을 바꿔왔고 과거 경험으로 본다면 다음 정부는 뭐가를 또 바꿀 것”이라며 “그러나 수능이 바뀐다고 교육현실이 획기적으로 바뀌나 하면 그렇진 않기 때문에 아이를 보는 관점과 학교수업형태라는 근본적 문제에 천착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 교수는 전날인 13일 강의집에 ‘미래 대입전형과 학교 교육의 총체적 변화’라는 보고서를 수록해 2022년 이후 대입전형이 새 정권으로 인해 바뀔 거라고 예측하며 2025년 전면 도입을 앞둔 고교학점제와 수능을 통합해 종합평가를 시도해볼 수 있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고교학점제와 국가고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동할 지 학부모와 학생 궁금증이 컸던 상황에서 김 교수의 보고서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김 교수는 학종 투명성 논란에 대해서도 다시 짚었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서 주체적인 교육을 하자는 건 2002년이나 지금이나 동일하다”며 “현행 고교학점제와 자유학기제가 그 취지에서 멀다면 그걸 좁혀가야지 다른 길을 찾으라는 건 우리 사회를 가난으로 내모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미래사회에선 점점 더 학생 수가 줄어들어 경쟁이 자연히 줄어들고 학생들의 실력도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입시경쟁에 심한 거 같지만 나중엔 대학이 망하지 않으려고 애들을 모으려 할 것”이라며 “그럴 때 학생들의 역량이 저하되지 않도록 동기를 만들고 스스로 학습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교학점제와 학생부종합전형 위주 선발에 반발하는 학부모와 학원가를 겨냥한 것이다.
김 교수는 학생부 기재 요령을 자유롭게 풀어 고교학점제의 자율성과 연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규제를 ‘해야 한다’, ‘해서는 안 된다’라는 이분법으로 짜면 학생들이 자신들의 동기부여와 공부 내용을 자유롭게 기재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대학은 단순히 수상한 아이를 원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동기부여하고 학습할 수 있는 아이를 원한다”며 “자기가 찾은 지식을 가지고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경험을 단 한 번이라도 해 보는 게 아이의 자산이고 대학이 원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