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원자력발전에 따른 사고의 위험은 충분히 관리가 가능합니다. 대체발전의 온실가스 배출 등을 고려했을 때 정부가 탈원전정책을 멈춰야 합니다.”
정용훈(사진)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가 주최한 탈원전정책 평가 세미나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원자력 사고의 위험을 고려할 때 안전을 위해 탈원전을 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일본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방사능 때문에 사망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리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설계가 다른 우리나라 원전에서는 후쿠시마 같은 방사성 물질 누출은 있을 수 없다”며 “우리나라에서 가능한 원전사고의 위험은 낮은 수준으로 안전은 관리하면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교수는 “안전은 늘 상대적이고 관리하는 것이지 피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는 점도 탈원전정책을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탈원전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원전의 조기 폐쇄, 건설 중단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과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어 배출량 감축 목표를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높게 설정해놓고 탈원전정책을 시행하는 모순을 보인다”고 비판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자력발전소와 석탄 화력발전을 동시에 줄이거나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를 위주로 전원(電源)을 구성하는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원전 대신 석탄과 가스 발전을 확대하며 전력 구입비가 증가하고 발전단가가 급격히 상승했다”며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이 미미할 것이라고 안심시키는 모순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한국전력의 이익이 급감하면 이 회사의 지분 32.9%를 보유한 산업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도 우려될 만한 악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손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는 에너지 집중도가 낮아 주민과의 접촉 면적이 매우 높고 갈등이 증폭된다”고 우려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도 “준비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 도입으로 산림이 훼손되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이 증가했다”며 “원전 수출에 지장이 초래되고 원전 산업에 위기가 닥친데다 대학에서는 원자력 전공을 피하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