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투자은행(IB) 중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005940)이 적립식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경쟁하고 있다. 연 이자를 적게는 3%에서 많게는 5%까지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하지만 적립식 상품의 경우 만기 수익률이 예상했던 수익률보다 낮아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달 16일 연 금리 5%의 ‘NH QV 50주년 적립형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했다. 신규 고객 5,000명에게 선착순으로 판매한다. 1인당 월 최대 50만원씩 연 600만원 한도 내에서 가입이 가능하다. 지난해 7월 출시했던 적립식 발행어음 상품은 연 이자 2.5%였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9월 연 3%의 금리를 주는 적립형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매달 10만~1,000만원을 적립식으로 넣을 수 있다. 수시물 금리가 1.8~2.5%인 것을 감안하면 적립형 발행어음 금리가 높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다.
두 증권사가 앞다퉈 월 적립식 발행어음 상품을 내놓은 것은 신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역마진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더라도 가입 한도를 정해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매달 일정 금액을 부으면 가입 후 1년 뒤 약속된 이자를 주는 상품으로 은행 정기적금과 같은 구조인데 은행권 정기적금 금리보다 높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특히 ‘특판’ 상품으로 출시된 NH증권의 연 5% 금리의 발행어음은 투자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신규 가입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적립식 발행어음에 대한 금융회사들의 설명이 부족한 탓에 고객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적립식 상품은 거치식과는 달리 가입 첫 달은 약속된 약정금리가 제공된다. 그러나 차수가 거듭될수록 고객들이 받을 수 있는 이자금액은 낮아진다. 실제 연 5% 금리의 ‘NH QV 50주년 적립형 발행어음’은 매달 50만원씩 입금했을 경우 1년이 지나면 원금 600만원에 이자율은 2.87%에 불과하다. 한투증권의 연 3% 금리의 상품 역시 고객들이 받을 수 있는 이자율은 2% 전후 수준이다.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이 같은 사실을 간과하고 상품에 가입하면서 오해가 발생하고 있다. 더구나 ‘NH QV 50주년 적립형 발행어음’ 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홈페이지 등 온라인으로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인지하지 않으면 혼선이 발생할 여지가 크다. 이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 A씨는 “금리 5.0%라는 광고를 보고 가입했는데 정작 적립형 상품에 대한 정확한 안내가 없었다”며 “중도인출 시 1% 금리만 적용되는 탓에 가입을 해지하지도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은행 예·적금과 같은 구조로 적립식 상품의 이자 수령율 특징에 대해 투자자들의 정확한 인지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며 “이번 특판 발행어음 가입화면에서 투자 후 만기 예상금액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모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