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왼쪽부터), 오세훈, 김진태 당대표 후보가 15일 첫 TV토론회에서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자유한국당 당권 주자인 황교안·오세훈·김진태 후보가 15일 첫 TV토론회에서 격돌했지만 기존에 제기된 약점과 의혹이 반복됐을 뿐 당의 비전이나 대여 견제 방향을 충분히 제시하지는 못했다. 황 후보에게는 ‘정치 초년생’과 ‘총선 확장성’, 오 후보에게는 ‘정체성 논란’, 김 후보에게는 ‘5·18 망언’ 공격이 주로 이뤄진 가운데 “질문이 유치하다”는 표현까지 오가는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자리가 첫 토론회인 만큼 각 후보는 자질 검증보다는 상대의 약점과 의혹을 부각하는 데 공을 들였다.
세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도 부천시 OBS 경인TV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한국당 대표 후보 첫 TV토론회’에서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1라운드는 최근 논란이 된 ‘5·18 폄훼 발언’이었다. 오 후보는 당 지도부의 좌고우면을 먼저 지적한 뒤 “적어도 이런 일이 일어나면 당 대표를 하겠다는 분이 분명히 입장을 밝혀야 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는데 리더가 흔들려서야 하겠느냐”고 사건 당사자인 김 의원을 겨냥했다. 황 후보 역시 “우리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 아픈 과거 논란을 만들어내거나 피해자들의 마음에 상처가 나는 말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에 김 후보는 “5·18 정신을 폄훼하고 망언한 적이 없다”면서도 “5·18 유공자 명단은 진정 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해서라도 옥석을 가리는 게 좋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진영 확장성을 둘러싼 공방도 치열했다. 오 후보는 황·김 후보의 ‘강성보수’ 이미지로는 보수 빅텐트도, 2020년 총선 승리도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황 후보나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대한애국당을 품는 데 그칠 수밖에 없다”며 “중도층의 마음을 얻어 보수 빅텐트의 기둥을 세울 적임자는 나”라고 주장했다. 122석에 달하는 수도권 의석을 확보하기에는 자신의 ‘개혁보수’ 가치가 더 확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황 후보는 “빅텐트는 한 사람이 아니라 당이 중심이 돼 치는 것”이라며 “확장성을 말하는데, 오 후보가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보수가 어려워지고 확장을 막았다는 이야기가 참 많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도 “당을 나갔다가 돌아오신 분의 충고는 사양하겠다”며 강성 지적을 받아쳤다.
김·오 후보 간에는 정체성을 둘러싼 설전이 벌어졌다. 특히 김 후보는 오 후보의 탈당 전력을 강조하며 ‘촛불과 태극기 세력 중 어디를 선택하겠느냐’고 몰아붙였다.
기선 제압을 위한 후보 간 신경전은 뜨거웠다. 김 후보가 “오 후보 부인이 사회주의 혁명 작가의 작품 ‘밑바닥에서’를 연출한 사례가 있다”며 정체성 문제를 가족으로 확대하자 오 후보는 “질문 자체가 유치하다”고 받아쳤다. 황 후보는 오 후보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발언을 근거로 ‘부산 엘시티, 아들 병역 비리 의혹’을 묻자 “정말 황당하다. 타당 의원이 내게 질문하는 것 같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후보 역시 황 후보의 답변을 향해 “대정부질문 답변 자리가 아니다”라고 핀잔을 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