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봄맞이’에 한창이다. 통상 백화점 매장 개편은 가을·겨울 시즌을 앞둔 하반기에 집중되지만 급변하는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상반기에도 다양한 시도가 백화점으로 들어오고 있다. 일과 일상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 문화에 맞춰 일상에서도 소화할 수 있는 운동복인 ‘애슬레져’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모던한 감성의 ‘컨템포퍼리’ 브랜드도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대폭 확충한다. 남성 명품 브랜드와 색조·자연주의 화장품의 입점도 눈에 띈다.
17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매장 개편의 핵심 키워드는 △애슬레져 △컨템포러리 △남성 명품 △색조·자연주의 화장품 및 잡화 강화로 요약된다.
오는 4월 글로벌 피트니스 브랜드 ‘룰루레몬’ 매장은 국내 백화점 중 처음으로 롯데백화점에 문을 연다. 영국 헤롯 백화점에 이은 두 번째 입점이다. 본래 피트니스 브랜드는 스포츠 층에 입점하지만 ‘피트니스복은 운동할 때만이 아니라 아니라 평상복으로도 착용할 수 있다’는 룰루레몬의 콘셉트에 따라 3층 여성 컨템포러리 층에 들어선다. ‘띠어리’, ‘산드로’, ‘A.P.C(아페쎄)’ 등 유명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이 층에 위치한다.
요가·피트니스 강습을 받을 수 있는 이색적인 편집숍도 잇따라 오픈한다. 지난해 4월 잠실점에 첫선을 보인 피트니스 편집숍 ‘피트니스 스퀘어’는 인천터미널점에 이어 오는 4월 부산 동래점에 40평 규모로 문을 연다. 정세련 롯데백화점 애슬레져 바이어는 “최근 주 52시간제 시행, 워라밸 등의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여가 시간을 운동에 투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애슬레져 상품의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2019년 봄·여름 시즌 매장개편에도 국내 백화점 최초로 룰루레몬을 입점하는 등 트렌드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컨템포러리 브랜드 수도 늘린다. 롯데백화점은 이탈리아 컨템포러리 브랜드 ‘마닐라 그레이스(Manila Grace)’를 2·3월에 부산본점과 잠실점에 각각 입점한다. 강남점 5층에는 아예 컨템포러리 브랜드만으로 구성된 컨템포러리 존을 꾸밀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토리버치의 스포츠웨어 라인인 ‘토리스포츠’를 무역센터점에 처음 입점한다. 일본의 대표 컨템포러리 브랜드 ‘꼼데가르송’은 무역센터점과 천호점에 문을 연다.
백화점업계가 컨템포러리 브랜드 입점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높은 매출 신장률 때문이다. 컨템포러리 브랜드는 유니크한 디자인의 제품을 명품보다 낮은 가격대로 구입할 수 있어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컨템포러리 상품군의 매출신장률은 2017년 4.1%에서 지난해 10.7%로 증가했다.
남성 고객이 ‘큰 손’으로 대두하면서 남성 명품 브랜드도 추가한다. 지난 2월 초 롯데백화점은 본점 5층에 ‘구찌 맨’을 입점했다. 이곳에선 남성 스니커즈, 지갑, 가방 등을 주요 품목으로 선보인다. 여성 고객을 위한 핸드백·구두·잡화 상품도 보강한다. 현대백화점은 핸드백 브랜드 ‘쿠론’을 국내 핸드백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석정혜 디자이너의 ‘분크’를 판교점에 단독으로 입점한다. 플랫슈즈·로퍼 등 시즌 상품군도 늘렸다. ‘바네사브루노아떼 슈즈’와 ‘라그라치아’가 현대백화점 처음으로 판교점에 입점하는 것을 비롯해 총 11개 브랜드가 점포별로 자리를 잡는다.
색조 화장과 자연주의 화장품이 주목받으면서 오는 4월 롯데백화점 본점과 수원점에는 ‘지방시 뷰티(Givency Beauty)’가 둥지를 튼다. 이스라엘 사해 소금으로 만들어진 ‘바디 스크럽’으로 유명한 바디 제품 전문 브랜드 ‘사봉(SABON)’은 국내 최초로 롯데백화점 본점에 선보인다. 프랑스 자연주의 화장품 ‘불리 1803(BULY 1803)’도 오는 4월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