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양

4,300가구 '창원 부영' 통째로 불꺼진 아파트 되나

내달 준공 부영아파트 계약 '0'

물량해소 위해 할인분양 나설 듯

6,100가구 유니시티도 연내 입주

올해만 1만가구 공급…"재앙수준"




4,300여 가구가 통째로 미분양 물량으로 남아 있는 창원의 부영아파트가 다음 달 준공을 앞두면서 일대 주택시장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물량 폭탄으로 신음하고 있는 창원 주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 뻔해서다. 지난해 창원 아파트 매매가는 9.78%, 전세가는 4.78%나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대규모 미분양 외에도 올해 유니티시 1~4단지 6,100가구도 입주를 앞두고 있다.

17일 창원시에 따르면 4,298가구 규모의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 부영아파트’가 3월 말 준공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난 2017년 초기 분양이 극히 저조해 177명의 계약자들에게 위약금을 물어준 이후 전 가구가 미분양인 상태다. 창원은 전국 시군구 가운데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창원시 전체 미분양 6,754가구 중 상당 부분(63.6%)이 이 단지로 인해 발생했다.


◇ 할인분양으로 미분양 해소 나설까 = 업계에서는 부영이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해 준공 후 할인 분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이 단지에 대해 부영은 1조 1,300억 원의 분양보증을 받은 상태이며 준공 이후에는 분양보증계약이 해지된다. 분양가는 3.3㎡당 1,000만 원을 다소 상회 한다.

하지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가격대에는 분양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창원 아파트 값이 2년 여간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무리 싸게 판다고 하더라도 수요가 없어 분양이 될지 의문이 든다”며 “현재로서는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부영에서는 아직까지 할인율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부영 관계자는 “아파트 이름을 교체하고 커뮤니티 시설과 마감을 업그레이드해 후분양 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라며 “분양가 할인율이나 할인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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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부영이 과거 창원시로부터 거절당했던 임대전환 카드를 버리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창원시 관계자는 “회사 관계자들이 구두상으로는 임대 전환 추진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며 “다만 공식적으로 요청은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거 부영이 4,300가구 전체에 대해 임대전환을 추진했다가 창원시로부터 거절을 당한바 있다.

◇ 더 냉기 흐르는 창원 주택시장 = 창원에서도 특히 과거 마산시였던 마산합포구·회원구와 북면 감계지구 등의 주택경기가 더욱 냉골이다. 합포구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창원만 해도 구매력이 있는 편이지만 옛 마산지역은 집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거주자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회원구에서는 회원 3구역을 재개발한 e편한세상 창원파크센트럴(총 1,253가구)도 일반분양분 856가구 중 816가구가 미분양이다. 이에 조합과 시공사 측에서는 일반분양분 해소가 힘들다고 보고 잔여 가구를 대거 민간임대주택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과거 통합이전에 창원시였던 의창·성산구 역시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의창구 중동에서는 올해는 6,100가구 규모 ‘유니시티’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창원의 노른자위 땅인 옛 39사단에 지어진 이 단지는 2016년 1·2단지 분양 당시 1순위 청약에 20만 6,753명이 청약해 화제가 된바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분양 직후엔 3,000만 원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어서 거래됐지만 현재는 3,000만~4,000만원의 마이너스 피가 붙어있다. 이 단지는 1ㆍ2단지 20개동 2,867가구와 3ㆍ4단지 22개동 3,233가구로 구성됐으며 1·2단지는 6월, 3·4단지는 12월 입주한다. 이 단지의 경우 미분양은 없지만 ‘입주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창원에서는 부영과 유니시티 2개 단지를 합쳐 1만 가구의 새 아파트 입주가 이뤄진다. 창원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에서도 1만 가구의 송파헬리오시티 입주로 일대 주택시장이 울상인데, 제조업 경기도 침체인데다 인구도 100만여 명밖에 안되는 창원에서 1만 가구는 ‘재앙’수준”이라며 “올해 주택 경기가 얼마나 더 하락할지 가늠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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