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증시 회복세를 보이는 중국에 대한 국내 펀드 투자 열기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상승장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며 다른 중국 펀드의 매도까지 부추기는 흐름이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글로벌 주가 지수 편입 등 호재성 이벤트가 이어지는 상황에 반대 매매가 나타나 주목된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15일 1.37% 하락한 2,682.3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은 지수가 하락했지만 13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등 이달에도 연초의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하이 지수는 올해 7.56% 올라 코스피 지수(7.6%)와 비슷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중국 증시는 미국 다우존스 지수(10.95%)보다는 부진하지만 일본 닛케이 지수(4.42%)보다 선방하는 등 글로벌 증시에서 올해 준수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펀드 시장에 설정된 중국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4일 기준 13.85%로 해외 펀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펀드 중 레버리지 상품이 중국 증시에 몰려 있어 수익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체 해외 레버리지 펀드 7개 중 5개가 중국 펀드다. 레버리지 펀드는 선물이나 옵션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 기초지수 상승률의 1.5~2배 수익을 추구하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수익률은 높지만 중국 레버리지 펀드에서 일제히 자금 유출이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차이나H레버리지1.5’ 펀드에서는 올해 설정액이 136억원 감소했다. 전체 펀드 규모(1,124억원)를 고려하면 약 한 달 반 만에 전체 설정액의 10%가 줄었다. 이외에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중국본토레버리지’ 펀드, KB운용의 ‘KB중국본토A주레버리지’ 펀드 등에서 올해 들어 각각 21억원, 4억원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모든 중국 레버리지 펀드가 연초 대비 설정액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레버리지 상품의 자금 순유출은 다른 중국 펀드로도 옮겨 붙은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4일 기준 올해 전체 166개 중국 펀드에서 27억원의 자금 순유출이 나타났다. 연초 중국 증시 회복 기대감에 지난달 201억원 자금 순유입을 기록하며 전체 해외 펀드 중 설정액 증가 1위였으나 이달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시장에선 중국 정부 정책과 글로벌 지수 편입 등에 따라 여전히 중국 증시가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초 진행되는 양회와 이달 말 예정된 A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추가 편입으로 당분간 중국 증시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고배당주와 5G 기업 주식, 그동안 낙폭이 과했던 우량 소비재 기업 중국 주식을 매수할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