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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KCGI "한진그룹 계획은 임기응변식 미봉책…석태수 부회장 물러나야"

KCGI, 18일 한진그룹 내용에 대한 입장문 발표

한진그룹 5개년 계획 "본질 못본 모순적 내용"

부채 비율 낮추기 위해 LA 호텔 투자 원점 재검토

객실승무원 여건 개선 위해 채용 10% 확대해야

한진칼 사내이사 석 부회장 퇴진 대주주 사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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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002320)그룹의 주력 회사인 대한항공(003490)이 당기순손실로 전환된 상황에서 배당성향을 100%로 한들 투자자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이번 한진그룹의 5년 비전은 기존 경영진의 연임 및 대주주 이익보호를 위한 임기응변식 미봉책에 불과하다”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KCGI가 한진그룹이 13일 발표한 중장기 비전에 대해 18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KCGI가 제안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KCGI는 ‘한진그룹 중장기 비전 및 한진칼(180640) 경영발전 방안에 대한 입장’ 자료를 통해 “한진그룹이 문제의 본질을 잘못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단순히 대주주 일가의 ‘갑질’이 아니라 대주주의 사적 이익추구와 경영실패가 복합돼 주주·채권자·직원·고객의 회사에 대한 신용이 무너진데 기인한 ‘신용의 위기’”라고 평가했다. 또 “위기의 본질은 외면한 채 단기차입금 증가와 자산재평가로 상법상 감사제도를 무력화하고, 의미 없는 배당성향 증대와 부채비율 급등시킬 수 있는 모순되는 내용을 발표한 것이 아쉽다”고 설명했다.

KCGI는 크게 3가지 모순을 지적했다. 우선 한진그룹이 현재 16조5,000억원의 매출을 22조원으로 30% 이상 늘리려면 항공기를 늘리거나 호텔에 막대한 신규투자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차입금이 늘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부채비율을 300% 이내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KCGI는 “주주들에게 공부도 1등, 놀기도 1등 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땅콩 갑질 이후에도 객실 승무원 등의 노동여건은 더 악화했고 항공기가 늘어남에도 직원들의 근무 강도와 복지, 안전 개선 노력이 빠진 점도 문제 삼았다.


이밖에 이사회가 대주주에 종속돼 대주주 이익 보호가 목표인 사내이사와 전문성 없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는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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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는 한진그룹에 3가지 부분에서 주주 제안을 다시 했다. 우선 주요 항공사 평균(200~300%) 대비 현저히 높은 747%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LA월셔 그랜드호텔 및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호텔 등 대표 적자 사업에 대한 투자 적합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보유 서울 종로구 송현동 호텔부지 매각을 밝힌 바 있다.

또 서비스 개선을 위해 현재 6,379명 수준인 객실승무원 숫자를 10% 정도(약 300억원 소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제안했다. KCGI는 “조양호 회장의 2017년 연봉이 66억원에 달하고 지난해 상반기 연봉만 58억원인데 경영진의 과도한 겸직 및 보수 문제만 해소해도 상당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전문경영체제 확립도 요구했다. 앞서 주주제안을 통해 밝힌 대로 지배구조위원회의 설치, 회사에 대한 범죄행위를 저지르거나 회사의 평판을 실추시킨 자의 임원 취임 금지 등을 다시 꺼냈다. 특히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 1인 선임하라며 석 대표의 퇴진도 반복 요구했다. 이밖에 사내이사에 과도한 겸임을 하지 아니하여 충실한 의무수행이 가능한 자로서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사람으로 지배주주와 학연 등 간접적인 이해관계도 없는 사람을 선임할 것을 요청했다.

KCGI는 “대주주 일가와 석태수 사장이 위기의 본질을 깨달아 진정 어린 반성을 하고, 회사의 신뢰와 기업가치가 회복될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P&W 엔진, 항공기 감가상각 및 직원 만족도 관련된 정보공개 요청 및 문제 제기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CGI는 “한진그룹이 피장봉호(避獐逢虎·노루를 피하려다 범을 만난다)의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주주로서 감시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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