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신용정보원 등에 따르면 내보험다보여 서비스를 대리가입 등 편법을 동원해 이용하게 해주는 핀테크 및 GA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신용정보원은 지난해 12월부터 보험가입 내역 조회 시 실시하던 문자인증 방식을 회원가입제로 대체했다. 기존처럼 스크래핑(데이터 자동추출) 방식을 무제한 허용하면 핀테크를 가장한 군소업체들이 난립해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긁어와 보험사와 GA 등에 파는 행위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이처럼 높아진 이용 문턱을 번거로워하는 고객을 대신해 일부 업체들이 직접 가상 e메일을 만들어 보험계약 정보를 대신 받아오는 편법을 저지르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이후 비공식적 e메일 계정(예 rael.cc)으로 신규 가입한 회원 수는 하루 평균 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정보원의 한 관계자는 “주말 가입자를 제외하고 평일만 기준으로 해도 이미 비정상 계정 가입자가 2만명을 훌쩍 넘어선 상황”이라며 “대부분은 자신도 모르게 신용정보원에 가입된 것으로 향후 신용정보원 서비스 이용 시 접속할 ID와 패스워드도 모르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객들이 모르는 사이에 신용정보가 열람되면서 각종 대출 내역 등이 암암리에 유출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핀테크 업체 대표는 “주요 핀테크 회사들은 달라진 방침에 따라 공인인증 방식을 도입하거나 관련 서비스를 아예 잠정 중지했지만 당장 돈벌이가 되는 행위를 포기하지 못한 회사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며 “일부 보험사와 GA 등에서 용역을 받고 고객 정보를 대신 긁어오는 전문업체들도 여전히 활동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신용정보원의 고객 정보는 단순 보험계약 정보 외에도 각종 대출 현황 등 민감한 사항이 담겨 있어 건당 최대 15만원까지 주고 사갈 정도로 높은 값에 팔린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하지만 신용정보원에서는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실정이다. 특정 e메일 계정으로 가입한 사례가 급증할 경우 해당 계정으로 추가 가입하는 것은 차단할 수 있지만 기존 가입자의 이용행위를 막을 수단은 없어서다. 신용정보원 관계자는 “특정 e메일 계정의 가입자만 1,000명이 넘는 등 비정상적 절차를 거친 가입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명확한 법적 처벌 근거는 없는 실정이라 현재로서는 가입자들 e메일 계정을 일일이 하나씩 찾아보고 막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