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 위험이 1.58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수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기 내 공기 흐름이 막히면서 코골이가 심해지고 호흡이 일시적으로 10초 이상 멈추는 게 주요 증상이다.
전기홍 아주대병원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이 2002~2015년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수면호흡증이 있는 727명과 건강한 대조군 3,635명을 비교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증 등의 호흡장애가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했다. 전 교수는 “수면호흡장애가 지속하면 인지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최근에는 수면호흡장애가 알츠하이머 증상이 발현하기 전 증상(preclinical)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가설도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에 발표됐다.
미국 휘튼(Wheaten)대학 연구팀도 ’알츠하이머병학회 2017 국제학술회의‘에서 수면호흡장애가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인지기능이 정상인 516명(71~78세)을 대상으로 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수면호흡장애 그룹은 수면호흡장애가 없는 대조군보다 베타아밀로이드 수치가 더 많이 늘고 증가 속도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런 결과는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79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수면호흡장애가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과 관련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수면호흡장애를 치매의 독립적인 위험요인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다만 일각에서는 노인들에게 나타나는 수면호흡장애의 경우, 치매 전단계에서 나타나는 증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치매와의 연관성 여부를 떠나 주간졸림증, 두통, 기억상실, 우울증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치료법으로는 수술과 양압기 착용이 있다. 이 중 양압기는 얼굴에 부착해 기도를 확장함으로써 공기 공급을 돕는 방식으로, 지난해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월 1만~2만원 정도면 대여해 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치매에 대한 정부의 경제적 지원이 크게 개선됐지만, 치매 예방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은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이는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치매 관련 정책이 예방적 서비스와 재가보호(홈케어) 서비스로 가고 있는 것과도 크게 다르다는 설명이다.
전기홍 교수는 “일부 선진국에서는 치매 예방 노력을 통해 발생률을 줄이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지원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알츠하이머 예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치매와 연관성이 확인된 수면호흡장애의 경우 치료 접근성을 더 높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