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삼성 이어 화웨이·샤오미도 공개…폴더블폰 경쟁 시작됐다

화웨이·샤오미도 내주 MWC서 폴더블폰 공개

'갤럭시 폴드' 인폴딩…화웨이는 아웃폴딩·샤오미는 더블폴딩 방식

얇은 두께·내구성 확보가 관건…콘텐츠 생태계·가격도 시장 안착 변수

삼성전자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삼성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공개했다. 사진은 공개 현장을 담은 영상 장면. /유튜브 영상 캡처=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삼성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공개했다. 사진은 공개 현장을 담은 영상 장면. /유튜브 영상 캡처=삼성전자 제공






스마트폰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의 열쇠를 쥔 폴더블(Foldable)폰 대전이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폴드’를 공개하면서 선공을 날렸고, 화웨이와 샤오미 등이 다음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9에서 폴더블폰을 공개하며 이에 맞불을 놓는다.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들의 공세를 이겨내고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 1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얇은 두께와 내구성을 비롯해 콘텐츠 생태계 등을 갖추는 것이 폴더블폰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과제로 꼽힌다.


◇ ‘인폴딩’ 삼성전자·‘아웃폴딩’ 화웨이·‘더블폴딩’ 샤오미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갤럭시 폴드는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이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을 접었을 때 겉면에 4.6인치 커버 디스플레이가 따로 있다. 펼쳤을 때는 7.3인치 크기로 이용 가능하다. 접었을 때는 일반 스마트폰처럼 이용하고 펼치면 큰 화면을 이용해 태블릿PC처럼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가령 갤럭시 폴드를 접은 채로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하다가 펼치고 나서도 보던 화면을 중단 없이 연속해서 이용할 수 있다. 펼쳤을 때는 화면을 2분할 혹은 3분할로 나눠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어 ‘멀티 태스킹’에 유용하다.

반면 화웨이와 샤오미가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하는 폴더블폰은 바깥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이다. 아웃폴딩 방식은 기기가 접힐 때 곡률 반경이 인폴딩 방식보다 크고 인폴딩 방식처럼 겉면에 디스플레이를 따로 만들지 않아도 돼 인폴딩보다 구현하기 쉬운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가 전세계 미디어와 파트너사에 보낸 초청장을 보면 ‘V’자로 접힌 디스플레이 바깥쪽으로 빛이 새어 나오는 듯한 형상이 담겨 이를 암시한다. 외신 등에 따르면 제품은 접었을 때 5인치, 펼쳤을 때 8인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미도 24일 폴더블폰을 시제품 형태로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 폴더블폰은 양쪽 끝을 잡고 바깥쪽으로 접는 ‘더블 폴딩’ 방식으로, 샤오미는 자사 폴더블폰이 ‘최초의 더블폴딩’ 방식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 얇은 두께와 내구성 확보가 과제…배터리 용량에도 관심

삼성전자 폴더블폰 공개에 앞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로욜’도 작년에 세계 최초 폴더블폰 ‘플렉스 파이’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디스플레이가 완전히 접히지 않아 구부리는 수준인 데다, 반으로 접으면 두께가 15mm가 넘고 무게도 320g이나 돼 휴대성이 떨어지는 탓에 시장의 호의적인 반응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의 접히는 부분의 곡률이 매우 작아 제품이 완전히 접힌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폴드는 새로 개발된 힌지(Hinge) 기술을 적용해 책처럼 부드럽게 화면을 펼칠 수 있고 화면을 접을 때도 평평하고 얇은 형태가 된다. 아울러 소재로 유리 대신 새로운 복합 폴리머(Polymer)를 개발·사용해 기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보다 약 50% 정도 얇은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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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제품 두께·무게 등의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두께·무게 등에서 일반 스마트폰과 큰 차이가 없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상적으로는 접었을 때 두께 10mm, 무게 200g대 수준이 돼야 한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의 경우 두께가 8.8mm, 무게가 201g 정도다.

내구성도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수십만번을 접었다 펴도 제품이 변형되지 않는 내구성을 갖췄다고 했으나 실제 여러 번 접었을 때도 내구성이 확보될지가 중요하다. 아웃폴딩 방식을 택한 중국 업체들의 경우 제품 바깥면에 디스플레이가 노출되기 때문에 내구성이 더욱 관건이 된다.

배터리 용량에도 눈길이 쏠린다. 갤럭시 폴드는 당초 용량이 6,000mAh 수준으로 전해졌으나 실제 용량은 4,380mAh로 밝혀졌다. 갤럭시노트9(4,000mAh)보다 380mAh 많아진 데 그쳤고, 최근 출시한 중저가폰 갤럭시M20(5,000mAh)보다도 적다. 이는 무게를 최대한 가볍게 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자유롭게 대화면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하기에는 다소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삼성 폴더블폰 4월 26일 출시…200만원 넘는 ‘초고가’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올해 상반기 폴더블폰을 출시하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4월 26일에 폴더블폰을 출시한다고 발표했고 화웨이는 5G를 지원하는 폴더블폰을 올해 6월까지 내놓겠다고 했다. 샤오미 폴더블폰의 출시 일정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폴더블폰의 보급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일반 소비자들의 수요가 아직은 높지 않고, 새로운 유저 인터페이스(UI)에 친숙함을 느끼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외에도 앱 개발자들이 폴더블폰을 지원하는 다양한 앱을 얼마나 빠르게 개발해서 내놓느냐가 초기 시장 정착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높은 가격이 부담이다. 삼성전자 폴더블폰은 1,980달러(약 222만원)부터 책정됐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폴더블폰 가격을 200만원이라고 치면 4인치 스마트폰과 7인치 태블릿을 구매하는 비용보다 100만원 이상 많다”며 “접힌다는 것만으로 소비자의 지불 의향을 끌어내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애플 아이폰이 초고가 정책으로 판매량이 많이 떨어진 것을 봤을 때 너무 비싼 가격을 책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200만원을 기준으로 가격 책정에 고심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폰 스마트폰 출하량은 300만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출하량은 2020년 1,400만대, 2021년 3,000만대, 2022년 5,000만대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한 해 스마트폰 시장 규모(15억대 수준)를 고려했을 때는 미미한 수준이다. SA는 그럼에도 비싼 가격에 힘입어 폴더블폰 매출이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매출의 1%(20억달러)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박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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