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中企 성장 사다리 된 기보 '테크 브리지'

기술개발 어려움 겪는 중기에

대학·연구기관 기술이전 중개

자금 보증 등 금융지원까지 제공

年 700건 이상 기술 중기 이전

티앤이코리아 임직원들이 대전 대화동의 사업장에서 아웃도어용 터보블로워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술보증기금티앤이코리아 임직원들이 대전 대화동의 사업장에서 아웃도어용 터보블로워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술보증기금




유플렉스소프트 직원들이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술보증기금유플렉스소프트 직원들이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술보증기금


티앤이코리아는 제조업과 하수처리장 등에서 공기를 강하게 불어넣는 데 쓰이는 ‘터보블로워’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 2014년 서울대와 KAIST 출신들이 모여 창업한 회사다. 7개 핵심 기술 중 6개는 갖췄는데 딱 하나, 관측기 기술이 없어 문제였다. 이런 어려움을 접한 기술보증기금은 ‘KTMS(Kibo Technology Matching System)’을 검색해 티앤이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리스트로 만들어 제공했다. KTMS는 국내 공공 연구기관과 대학의 기술 중 기업에 필요한 것들을 추천하는 시스템이다.

리스트를 살펴보니 충남대 전기공학과 연구팀이 ‘영구 자석형 동기 전동기의 속도·위치 관측기’ 특허를 가지고 있었고, 이 기술을 이전받기로 했다. 기술이전 1년 만인 2015년 3월 기존 제품보다 효율은 10% 높으면서도 가격과 크기는 20% 가량 낮춘 ‘컴팩트 터보블로워’를 출시했다. 기존 제품보다 전력 사용을 32% 절감할 수 있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5년 10월 콜롬비아의 코카콜라 공장에 첫 수출을 했고 이후 멕시코, 베트남, 대만, 중국 등 12개국으로 판로를 넓혔다. 2017년 매출액 27억 원에서 2018년 53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00억 원 달성이 목표다. 4년 전 4명이 모든 일을 해결해야 했던 벤처기업은 현재 24명의 인재로 무장한 업계의 다크호스가 됐다.

기보가 중소기업의 기술이전과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구축한 플랫폼 ‘테크 브리지(Tech Bridge)’가 기술개발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기보 측은 21일 “테크 브리지가 기술 이전을 통한 중소기업 사업화 성공의 디딤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보는 지난 2014년 9월 테크 브리지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술이전 및 사업화 지원 전담조직인 기술혁신센터를 전국 8곳에 설치했다. 기술개발에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학과 공공 연구기관이 개발한 기술을 이전하는 과정을 중개하는 것은 물론 기술이전과 완성에 필요한 자금에 대해 보증까지 제공하고 있다.


기술이 필요한 기업과 해당 기술을 보유한 대학·공공연을 연결해주는 핵심 툴인 KTMS는 3단계로 작동한다. 기업정보 검색모듈로 기술을 찾는 것이 1단계다. 유사도 측정과 추천이 2단계, 통계분석 모듈이 3단계다. 이를 통해 기술과 기업을 매칭해 기술이전을 추천하고 추가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한 경우 산학 공동 연구과제로 연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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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브리지의 성과는 정량적인 면에서도 뚜렷하다. 기보는 테크 브리지를 통해 2016년 이후 매년 500건 이상의 기술이전 계약을 중개해 700건 이상의 기술을 중소기업으로 이전했다. 기술이전 계약 건수는 2017년 528건에서 지난해 553건으로 증가했고 실제 이전이 완료된 기술 건수도 2016년 715건에서 2017년 725건, 2018년 737건으로 늘었다. 기업이 특허권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에 대한 보증인 ‘IP 인수보증’도 약 600억 원을 공급해 기업들의 사업화를 도왔다.

테크 브리지의 성과는 제조업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유플렉스소프트는 PC 작업환경을 사장의 중앙 서버로 옮겨 통합 관리하는 데스크톱 가상화(VDI) 사업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제품을 개발했지만 너무 높은 라이선스 비용 때문에 사업화에 실패했다. 이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2015년 기술을 이전받아 1년 뒤 첫 제품을 출시했다. 이후 유플렉스소프트는 ETRI와 공동연구를 진행해 새로운 기술도 개발했다. 유플렉스소프트의 매출은 2016년에 38억 원에서 이듬해 45억 원, 2018년에는 54억 원으로 증가했다.

기보 관계자는 “테크 브리지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 기술탈취 방지를 위해 추진 중인 ‘테크 세이프’도 지난달 오픈했다”며 “특허기술 보호를 기반으로 민간 기술거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기술신탁업무도 본격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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