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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3·1운동 100년'] 39명 학자 참가해 비평적 역사 읽기 시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그 의미를 되새기는 서적들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역사연구회가 3년의 준비 끝에 39명의 학자가 집필한 총서 ‘3·1운동 100년’는 여러모로 눈길을 끈다. 총서는 다양한 주체와 공간, 시선으로 바라본 3·1운동을 ‘메타역사’ ‘사건과 목격자들’ ‘권력과 정치’ ‘공간과 사회’ ‘사상과 문화’ 등 5권으로 구성됐다. 이전의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책들은 사건의 배경, 발달, 전개, 결과와 영향, 의의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총서 ‘3·1운동 100년’은 상식처럼 자리잡은 3·1운동에 대한 기억을 메타역사적 관점으로 비평적 역사 읽기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새롭다.


1권 ‘메타역사’에서는 그동안 미진했던 3·1운동 자체에 대한 실증적 분석을 시도하고 당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사상의 변화를 식민지, 동아시아, 세계라는 공간 속에서 바라봤다. 2권 ‘사건과 목격자들’에서는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다양한 사건들을 정면으로 다루며, 현재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그 의미를 재평가한 점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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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 ‘권력과 정치’는 일본과 조선, 지배와 저항이라는 대립적 구도에 가려져 있던 권력과 정치의 역사를 복권하려는 시도 하에 사법, 경찰, 군부 등 권력의 대응과 조선총독부, 한국인, 일본인 등 다양한 정치세력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4권 ‘공간과 사회’는 3·1운동을 경험한 한국인들의 아일랜드 독립전쟁에 대한 인식, 식민 본국인 일본과 식민지 조선에 살던 일본인들의 의식 등 식민지 조선과 신민 본국인 일본은 물론이고 세계로까지 공간을 넓혔다. 5권 ‘사상과 문화’에서는 그동안 식민지 정책과 독립운동 위주의 연구에 가려졌던 일제시기 문학과 사상사를 정면에서 다뤘다. 반폭력사상, 평화사상, 인종담론, 여성정체성 등에 주목해 조선사회를 문화사적 시각에서 접근한 시도다.



또 3·1운동의 실체를 어떻게 복원할지, 100년 후에는 어떤 의미를 가질지에 대한 각계 학자들의 치열한 고민을 독자들과 나눈다. 책의 기획은 이기훈 연세대 사학과 교수가 맡았고, 강경석 문화 평론가,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 연구실장, 김학재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HK교수 등이 참여했다. 창비는 “역사학뿐만 아니라 문학, 종교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3·1운동의 현재적 의미를 모색한 학문적 시도의 일환”이라며 “논쟁적인 이슈들을 균형잡힌 시선으로 바라보기 위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전했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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