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가 자체적으로 수입한 차종들의 판매를 중단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입차 업계는 BMW코리아의 출고 중단 조치에 대해 △주문 실수 △인증 부적합 등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그나마 주문 실수면 다행이다. BMW코리아가 독일 본사에 차량주문을 넣을 때 국내에 판매되는 차량의 소프트웨어와 차량 옵션(타이어·시트·실내인테리어 등)을 잘못 넣어 다른 차가 수입돼 판매를 중단했을 경우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다.
하지만 결함에 따른 출고 중단일 경우 상황은 심각해진다. 수입한 차에 기술적 문제가 있어 BMW코리아가 이를 인지했고 고객에게 인도할 수 없어 판매할 수 없는 경우다. 무엇보다 기술적 결함이 발생해 BMW코리아가 이를 고치고 판매할 경우 신뢰도에 금이 간다. 결함이 있는 차량이 도착했는데 고객에게 인도하기 전에 한번 정비를 해서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새 차를 주문했는데 한번 손을 탄 차를 받는 셈이 된다. 이에 대해 BMW코리아는 “부품에 기술적으로 결함이 발견돼 출고 정지를 한 것이 아니다”라며 “출고 전 차량 상태에 대한 점검의 일환으로 출고가 일시 연기됐고 통상적으로 다양한 항목의 점검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될 경우 출고가 일시 연기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엔진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관련 결함에 따른 화재로 리콜을 실시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문제를 낳지 않겠다는 것이다.
최근 법원이 인증을 위반한 차를 유통한 수입차 업체에 철퇴를 가한 판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월 시험성적서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BMW코리아 전현직 임직원 6명에게 각각 징역 8개월~10개월의 실형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만약 BMW가 이번에도 인증과 다른 차량이 들어왔는데 이를 출고했다면 같은 사례에 해당해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BMW는 이번 7개 모델의 출고 중단으로 판매 회복에 빨간불이 켜졌다. 판매가 중단된 520i는 화재 사건으로 인기가 줄어든 디젤 모델 520d를 대체하는 차다. 520i는 올 1월 5시리즈 전체 판매량(813대) 가운데 절반(402대·49.4%), 전체(2,726대) 라인업 중 14.7%를 차지하는 모델이다. 화재 사건으로 가뜩이나 벤츠와 판매 격차가 벌어졌는데 주력모델마저 판매를 스스로 중단한 셈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판매보다는 신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고 중단 조치로 520i를 계약한 고객들의 일부 할인 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딜러는 “2월에 프로모션이 600만원 정도였는데 3월부터는 4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며 “오는 4월께 출고가 재개된다면 그때 프로모션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