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지지율이 게걸음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월 넷째 주 18%였던 한국당 지지율은 다섯째 주에 21%까지 올라갔지만 이달 둘째·셋째 주 19%에 머물고 있다. 리얼미터의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1월 넷째 주에 26.7%였던 당 지지율은 2월 첫째 주에 28.9%까지 치솟았지만 5·18 폄훼 발언 등이 나오면서 2월 둘째 주에는 25.2%로 3.7%포인트 하락했다. 2월 셋째 주(26.8%)에는 전주 대비 1.7%포인트 회복했지만 이는 4주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렇다고 해서 전대가 당원들의 큰 호응을 얻은 것도 아니다. 권역별 합동연설회 등에서 욕설과 야유·막말 등이 난무하면서 일반 국민들뿐만 아니라 한국당 지지자들도 일부가 등을 돌렸다는 게 수치로 증명된다. 한국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의원 투표율을 제외한 모바일 투표율과 전국 현장 투표율은 24.58%로 홍준표 전 대표가 선출된 2017년 전대(25.24%) 대비 소폭 떨어졌다. 김무성 전 대표가 당선된 2014년 전대 투표율(29.69%)에 비해서는 무려 5.11%포인트 주저앉았다.
더 큰 문제는 극단적 우경화 등 전대가 남긴 얼룩이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전대에서 선출된 후 더 크게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태극기부대’ 등 극우 성향을 지닌 이들은 대구 합동연설회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욕설과 야유를 퍼부었고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이 연설할 때도 강성 우파인 김진태 의원에게만 환호를 보냈다. 급기야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저딴 게 대통령이냐” 등의 막말도 내뱉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같은 극단적 우경화는 결국 오는 2020년 총선에서 중도층의 표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박근혜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갇힌 것도 이번 전대의 상흔이다. 황 전 총리는 탄핵과 ‘태블릿PC 조작’에 대한 입장을 묻는 김 의원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태블릿PC는 조작됐다고 생각한다. 탄핵은 절차가 정당하지 못했다” 등의 언급을 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여당을 공격하는 데 앞장서야 할 이들이 되레 여당에 좋은 먹잇감을 던져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