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국당 전대 D-1] 극단적 우경화 노출...'보수 부활' 불발 되나

잇단 막말·욕설·야유 부각에

당 지지율 게걸음·투표율 하락

중도층 표심에도 부정적 영향

'도로 박근혜당' 이미지 못벗어

당초 보수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5·18 폄훼’와 막말, 욕설과 야유 등으로 얼룩진 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시계추를 불과 한 달 전으로 돌려보면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하락에 힘입은 당 지지율 상승세에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 상승 현상)가 더해지게 되면 지지율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보수 잠룡들이 잇따라 당을 이끌겠다고 출사표를 던지면서 기대감은 한껏 고조됐다. ‘무너진 보수 재건’ 정도의 구호는 ‘2020년 총선 개헌 저지선 확보’로 바뀌었고 어느덧 ‘과반 확보로 제1당 탈환’ 등의 외침도 들렸다. 하지만 마지막 대의원 현장투표일을 불과 이틀 앞둔 25일 한국당의 기대와는 상반되는 결과와 조짐 등이 벌써부터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지지율이 게걸음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월 넷째 주 18%였던 한국당 지지율은 다섯째 주에 21%까지 올라갔지만 이달 둘째·셋째 주 19%에 머물고 있다. 리얼미터의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1월 넷째 주에 26.7%였던 당 지지율은 2월 첫째 주에 28.9%까지 치솟았지만 5·18 폄훼 발언 등이 나오면서 2월 둘째 주에는 25.2%로 3.7%포인트 하락했다. 2월 셋째 주(26.8%)에는 전주 대비 1.7%포인트 회복했지만 이는 4주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렇다고 해서 전대가 당원들의 큰 호응을 얻은 것도 아니다. 권역별 합동연설회 등에서 욕설과 야유·막말 등이 난무하면서 일반 국민들뿐만 아니라 한국당 지지자들도 일부가 등을 돌렸다는 게 수치로 증명된다. 한국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의원 투표율을 제외한 모바일 투표율과 전국 현장 투표율은 24.58%로 홍준표 전 대표가 선출된 2017년 전대(25.24%) 대비 소폭 떨어졌다. 김무성 전 대표가 당선된 2014년 전대 투표율(29.69%)에 비해서는 무려 5.11%포인트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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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극단적 우경화 등 전대가 남긴 얼룩이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전대에서 선출된 후 더 크게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태극기부대’ 등 극우 성향을 지닌 이들은 대구 합동연설회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욕설과 야유를 퍼부었고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이 연설할 때도 강성 우파인 김진태 의원에게만 환호를 보냈다. 급기야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저딴 게 대통령이냐” 등의 막말도 내뱉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같은 극단적 우경화는 결국 오는 2020년 총선에서 중도층의 표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박근혜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갇힌 것도 이번 전대의 상흔이다. 황 전 총리는 탄핵과 ‘태블릿PC 조작’에 대한 입장을 묻는 김 의원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태블릿PC는 조작됐다고 생각한다. 탄핵은 절차가 정당하지 못했다” 등의 언급을 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여당을 공격하는 데 앞장서야 할 이들이 되레 여당에 좋은 먹잇감을 던져줬다”고 지적했다.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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