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야인으로 돌아가는 김병준…"당, 절대 과거로 가지않을것"

고별회견서 7개월반 소회 밝혀

공과엔 당내 평가 엇갈리지만

쇄신 기반 마련엔 공감 분위기

차기 총선·대선서 역할 맡을듯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준호(號)’의 여정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지난 대선과 6·13지방선거의 참패로 침몰하던 자유한국당의 구원투수로 영입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7개월반 동안 한국당의 혁신작업을 이끌었다. ‘김병준 비대위’의 공과(功過)에 대한 당내 평가는 엇갈리지만 대체적으로 ‘당 쇄신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퇴임을 이틀 앞둔 25일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열어 “비대위원장을 맡을 당시 많은 분들이 ‘짧으면 한 달, 길면 두세 달이다. 못 버티거나 쫓겨나거나 둘 중 하나’라고 했는데 7개월반을 왔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새로운 당 대표가 누가 되든 당은 절대로 과거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한국당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5·18 왜곡 파동과 ‘박심(朴心)’ 논란 등으로 불거진 ‘우경화’ 우려에 대해서도 “극단적인 우경화로 가지 않는다. 한국당은 이제 그렇게 허약하지 않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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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의 가장 큰 역할은 보수정당으로서의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며 당에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정책을 ‘국가주의’로 규정하며 자율성을 강조한 ‘탈(脫)국가주의’ 노선을 확립했고 소득주도 성장의 대안인 ‘국민성장’을 들고 나오며 ‘대안 없는 막말 정당’ 이미지를 지우는 데 일조했다. 이날 회견에서도 “최근 의원들이 사용하는 단어를 보면 ‘탈국가주의’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라는 말의 빈도가 늘었다. 이는 당의 철학이 단단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방선거 이후 극에 달했던 계파 갈등을 완전히 봉합하지는 못했지만 수면 아래로 가라앉혔다는 공도 있다. 하지만 인적청산 과정에서 당내 파열음을 초래했다는 것은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당협위원장을 일괄 사퇴시키는 과정에서 당내 일부 인사들이 강력히 반발했고 김 위원장의 리더십은 큰 상처를 입었다. 이후 김병준 비대위의 힘이 급격히 빠지면서 당내 혁신작업이 미완으로 끝났다는 평가다.

한때 ‘당 대표 출마설’이 돌기도 했던 김 위원장의 포스트 비대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단 잊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김 위원장은 “지금 어떤 역할을 꼭 해야 한다는 것은 없지만 손해나 희생을 해야 할 일이 있다면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을 아꼈지만 당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의 ‘차기 총선·대선 역할론’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한편 그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에서 열린 ‘징검다리 포럼’ 발대식에 참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행사에 김 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참석한 만큼 해당 포럼이 김 위원장의 외곽 지지모임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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