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골프에서 세계랭킹 50위의 의미는 각별하다. 시즌 4대 메이저 중 첫 대회인 마스터스 출전의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다른 메이저를 비롯한 굵직한 대회의 자동 출전권도 받는 세계 정상급 선수의 자격이기도 하지만 ‘명인 열전’ 마스터스는 놓칠 수 없는 꿈의 무대다.
안병훈(28·CJ대한통운)이 50위 진입을 위해 비장한 각오로 3월을 맞는다. 지난해를 52위로 마감해 마스터스 초청장을 받지 못한 그의 현재 세계랭킹은 54위. 마스터스가 열리기 전 주인 오는 4월 초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안병훈은 28일(한국시간)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총상금 680만달러)에서 50위 내 진입을 위해 상위권 입상을 정조준한다.
지난 2015년 유럽 투어 신인왕 출신으로 아직 PGA 투어에서 우승이 없는 안병훈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5위에 올랐던 좋은 기억을 되살리려 한다. CIMB 클래식 공동 13위가 2018-2019시즌 최고 성적인 그는 시즌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 부문에서 321.1야드로 선두를 달리는 장타력이 기대를 걸게 한다. 버바 왓슨(318.5야드), 캐머런 챔프(316.3야드·이상 미국) 등 대표 장타자들을 앞서는 기록이다. 출전하는 상위 랭커들의 숫자가 예년에 비해 줄었다는 것도 호재다. 세계 10위 이내 선수 중 2017년 우승자인 세계 9위 리키 파울러, 지난해 챔피언인 3위 저스틴 토머스, 4위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 등 3명이 나오는 등 50위 이내 선수 중 13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 지난해 출전했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이번 대회를 건너뛴다. 다른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21), 강성훈(32), 이경훈(28), 김민휘(27)가 출전한다. 2017년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현재까지 유일하게 마스터스 출전권을 확보한 김시우(24)는 불참한다.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7,125야드)에서 열리는 혼다 클래식에서는 ‘베어트랩(곰 덫)’이 선수들 못지않은 관심을 모은다. ‘골든 베어’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이 코스의 까다롭기로 이름난 15~17번홀 구간의 별명이다. 15번홀(파3)의 지난해 평균타수는 3.39타였다. 평균 4.26타였던 16번홀(파4)의 버디 확률은 8%에 불과했다. 15번홀과 마찬가지로 왼쪽 벙커, 오른쪽 워터해저드가 위협적인 17번홀(파3)은 평균타수 3.53타로, 2017-2018시즌 투어 대회가 열린 204개의 파3홀 중 난도 1위로 기록되며 선수들을 괴롭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