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백브리핑] 이란 핵 협정 주역, 자리프 외무장관 전격 사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 /블룸버그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 /블룸버그



지난 2015년 이란과 서방국들의 핵협정 체결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이 전격 사임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자리프 장관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계속해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무능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자리프 장관은 구체적인 사임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란 대통령실은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자리프 장관의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미국 유학파이자 유엔 주재 대사를 거친 자리프 장관은 서방에도 잘 알려진 인물로, 지난 2013년 온건파인 로하니 대통령 취임 후 외무장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2015년 7월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과 고농축 우라늄 등 핵물질을 천연 우라늄으로 바꾸는 대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유예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설계하고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갑작스러운 사임 왜?

트럼프 행정부 핵 합의 파기로

이란내 군부 강경파 압력 받아와




로하니 정권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그는 갑작스러운 사임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란 정세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를 탈퇴한 것이 중대한 배경이 됐다고 보고 있다.

관련기사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5월 합의를 뒤집고 재협상을 요구한 후 자리프 장관은 이란 내 강경론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협정에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에 관한 내용이 없고 10~15년의 일몰기간이 끝나면 이란의 핵개발을 막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며 탈퇴를 선언하고 대이란 제재를 순차적으로 복원했다. 미국의 제재 복원으로 이란 경제가 타격을 받자 이란 내 강경파들은 “서방의 거짓된 약속에 속아 넘어갔다”며 핵협정을 설계한 자리프 장관에게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한편 자리프 장관의 사임을 계기로 이란에서 군부 등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WSJ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확대와 시리아·예멘·이라크 내전 개입 등을 통해 서방과 맞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민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