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다른 입법안을 연계 처리했는데 패스트트랙 기한이 끝나고 나서 여당이 우리는 (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못하겠다고 하면 누가 뭘 어떻게 하겠냐”며 “국정운영을 책임져야 할 여당이라면 우리가 인정할 수 있는 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전날 “민주당은 각종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연계하는 정략적 모습도 보이고 있다”며 “여당으로서의 책임감을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야 3당의 존폐가 달린 선거제 개편 패스트트랙에 민주당이 실익을 챙기려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민주당은 야 3당이 요구하는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동시에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개혁법안도 패스트트랙으로 올릴 계획이다. 예상되는 지정 법안은 국회 선진화법 개정안과 사법개혁을 위한 공직자비리수사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경제민주화를 위한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이 꼽힌다. 야 3당의 숙원을 들어주면서 막혔던 이른바 개혁입법을 밀어붙이겠다는 계산이다.
야 3당은 복잡한 속내를 숨기지 못하고 있다. 선거제 개편 필요성에 패스트트랙이 절실하지만 그렇다고 정부 여당이 밀어붙이는 입법안에 무조건 동의를 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비교적 민주당에 협조적인 정의당도 상호 조율해 논의해야 한다고 선을 긋고 있다. 평화당은 패스트트랙 법정기한인 330일이라는 시간을 벌고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여당이 한국당을 국회 정상화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패스트트랙 전략으로 내걸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아 실행여부 자체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