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별로 3월 증시 전망과 투자 전략을 제시한 가운데 가장 밝은 관측을 내놓은 곳은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코스피 전망치를 2,150에서 2,340 사이로 제시했다. 미국 연준의 자산 축소 조기 종료 가능성 확대, 미국과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기업 이익 하향 조정 마무리 등이 근거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종목의 이익 전망치가 1월 167조원에서 2월 169조원으로 소폭 늘면서 반등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협상이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의 A주 편입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호재의 영향력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코스피 전망치를 2,100~2,260선으로 전망하면서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에서의 반등)’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3월 중순 이후 실적·경제지표 등 펀더멘털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면서 코스피지수의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전세계 주요국 증시는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고 실적 추정치 하향조정이 완료될 시점도 점점 다가오고 있어 투자심리 회복을 부추길 것으로 기대된다.
강세장이 이어지기 위해선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뒷받침돼야 한다. 1월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원 넘게 순매수한 외국인들은 2월 3,941억원(27일 기준) 순매수에 그치는 등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코스닥으로 소폭 옮겨갔다는 점, 기관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로 반전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외국인은 금리, 환율 등의 문제로 한국 증시를 방치했지만 저금리 투자환경의 재현, 달러 약세 기대감 등에 힘입어 태도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부정적인 시나리오 중 하나는 그동안의 빠른 증시 반등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약 10% 오르면서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도 10.4배까지 올랐다. 그만큼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도 희석됐다는 의미다. 한국 증시는 전세계적으로 증시 거품이 고조됐던 지난 2007년을 제외하면 PER 10배를 넘어선 사례가 별로 없다.
이 때문에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인한 단기 조정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연초 안도 랠리가 강하게 나타났지만 경기·실적 전망 개선이 느리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시도 관망세를 보일 수 있다”며 “차익실현 매물을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2017년 강세장을 보고 2018년 공격적 투자계획을 세운 이들이 지난해 3·4분기 코스피 2,200~2,300대에 조정을 받아 매수 대응에 나섰고, 다시 4·4분기 추가 조정으로 2,000선이 무너졌다”며 “이 때문에 주 매수대인 2,200대에서 출구 전략을 모색하려는 투자자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빅 이벤트’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경우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이벤트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미국·중국은 지적재산권 등 핵심 안건에 이견이 있는 등 기대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올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도 방어적인 투자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통신·유틸리티·필수소비재 등 전통적인 방어주를 추천했다. 또 실적 우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가치주 비중을 높이라는 조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탈 자체는 여전히 취약한 만큼 소매, 은행,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증권, 필수소비재 등 가격·밸류에이션 매력이 높고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해볼 수 있는 소외업종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이밖에 NH투자증권은 중국의 양회, 미국 통화정책, 미중 정상회담 등 정책 효과에 따른 경기민감 가치주의 모멘텀이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