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반세기를 맞아 50회 생일상을 받았지만 통일부 안팎이 뒤숭숭하다.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데다 수장이 교체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통일부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3층 국제회의장에서 조명균 장관과 천해성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1969년 3월 1일 통일 문제를 논의하는 상설기구인 국토통일원으로 출발한 통일부의 원래 50주년 기념일은 3월 1일이지만 이날이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일과 겹치는 바람에 행사를 사흘 미뤄 개최하게 됐다. 또 북측이 난색을 나타내면서 무산되긴 했지만, 정부가 3·1운동 100주년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하는 방안을 추진해온 점도 행사 개최 시기에 영향을 줬다.
보통 ‘꺾어지는 해(정주년)’인 경우 화려하게 행사를 치르는 일반적인 관례와 달리 외빈으로 전직 장관 등만 초청한 채 별다른 부대행사 없이 소박하게 진행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행사가 2차 북미정상회담 직후로 잡힌 탓이 크다. 북미회담이 남북경협의 촉매제가 돼 통일부의 업무가 폭주할 것으로 예상됐던 상황에서 시끌벅적하게 생일상을 차리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도 하지 못한 채 결렬되자 통일부 당국자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기다 공교롭게 50주년 기념일을 전후로 장관이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마저 나오면서 통일부 당국자들은 표정관리에 들어갔다.한 당국자는 “대북 제재 등 힘든 여건 속에서 남북관계를 끌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통일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스스로 다독이는 모습을 보였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