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숨 쉴 때 '색색'…전자 담배, '천명'(喘鳴) 위험 높인다

기도 좁아지는 천명, 폐기종·심부전 등으로 이어질 수도

전자담배와 천명 사이 인과 관계 증명됐다고 보긴 힘들어

전자 담배 흡연이 천명의 발생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2일 사이언스 데일리가 보도했다. /연합뉴스전자 담배 흡연이 천명의 발생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2일 사이언스 데일리가 보도했다. /연합뉴스



전자 담배 흡연이 천명(wheezing)의 발생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천명은 기도가 좁아져 숨 쉴 때 ‘색색’ 또는 ‘그렁그렁’하는 등 호흡음이 거칠어지는 증상으로 기관지 천식, 만성 기관지염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천명은 폐기종, 위-식도 역류증, 심부전, 수면무호흡증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미국 로체스터대학 메디컬센터 데보라 오시프 공중보건학 교수 연구팀이 ‘담배와 건강 인구영향 평가’(PATH: Population Assessment of Tobacco and Health) 참가자 2만8,000여 명의 조사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놨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일 전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암연구소(NCI)와 식품의약청(FDA)의 지원을 받은 이 연구결과는 ‘담배 통제’(Tobacco Control)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자 담배 흡연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천명 발생률이 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성별, 체중, 간접흡연 노출 등 천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감안했을 때의 결론이다. 이는 전자 담배가 폐 세포에 유해하다는 다른 연구 결과들을 뒷받침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자 담배의 에어로졸과 향미료가 폐 조직에 유해 산소인 활성산소와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다만 이러한 결론은 임상적 진단이 아닌 참가자들의 답변에 근거한 것이다. 또 식습관, 운동 같은 다른 중요한 연관 요인들을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자 담배와 천명 사이에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결과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전자 담배 흡연과 천명 사이에 단지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연관성의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다만 줄(Juul) 같은 전자 담배의 니코틴 포드(pod)에 섞이는 갖가지 향미료가 천명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향미료에 들어가는 화학물질은 과일, 캔디 등 여러 가지 맛을 낼 때 쓰인다. 캐러멜, 팝콘 같은 일부 향미료에 사용되는 화학물질 디아세틸(diacetyl)은 먹었을 땐 괜찮을 수 있으나 흡입했을 때 폐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아세틸은 특히 폐쇄성 세기관지염(obliterative bronchiolitis)과 관련이 있어 ‘팝콘 폐’(popcorn lung)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박원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