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탕평' 외쳤지만 친박으로 채운 황교안號

사무총장 한선교·부총장 추경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취임 이후 첫 당직 인선이 발표되면서 ‘황교안호(號)’의 진용이 갖춰지는 모양새다. 황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통합’을 강조한 바 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부터 불거진 계파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당내 통합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지만 막상 인선의 면면을 훑어보면 ‘친박(친박근혜)’에 치우쳤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상대적으로 약한 당내 기반을 다잡기 위한 ‘친정체제’ 구축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당은 4일 ‘요직’으로 꼽히는 사무총장에 한선교 의원, 비서실장에는 이헌승 의원을 임명했다. 두 의원 모두 친박 성향으로 분류된다. 특히 한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맡았던 17대 국회에서 대변인을 지냈고 지난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 전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한 ‘원조 친박’이다. 이 의원은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기는 하지만 2007년 박 전 대통령 경선수행부단장 등을 지내 범친박계에 속한다.


사무총장과 함께 총선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략기획부총장에는 추경호 의원이 임명됐다. 추 의원은 황 대표가 국무총리로 재임하던 당시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최측근 인사다. 전희경 의원과 함께 당 공동대변인에 임명된 민경욱 의원도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친박 성향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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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선에는 비박계 의원들도 일부 포함됐다. 여의도연구원장에는 비박계 김세연 의원이 내정됐지만 이사회 의결 절차가 남아 이번 인선 명단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이외에 대외협력위원장(이은재 의원), 재외동포위원장(강석호 의원), 상임특보단장(이진복 의원)에 비박계 의원들을 임명했지만 핵심 당직이 아닌 탓에 ‘구색 맞추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총선 공천에 영향력을 가진 요직에는 비박계가 아무도 없다”며 “(인선이) 친박에 쏠렸다는 비판을 의식해 비박계 의원 몇몇을 앉히기는 했지만 ‘탕평’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황 대표는 계파가 아닌 능력을 중시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히 역량을 갖추고 있어 적임이라고 판단되는 분들을 임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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