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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 작가 "오목눈이 통해 절절한 모성 그렸죠"

■2년 만에 신작 '오목눈이의 사랑' 출간

뻐꾸기 키우는 맹목적 사랑 표현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 예정

이순원 작가가 4일 서울시 중구의 한정식당에서 열린 ‘오목눈이의 사랑’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해냄이순원 작가가 4일 서울시 중구의 한정식당에서 열린 ‘오목눈이의 사랑’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해냄




애니메이션 제작 중인 ‘오목눈이의 사랑’의 앵두(왼쪽)와 육분이의 이미지. /사진제공=드림리퍼블릭애니메이션 제작 중인 ‘오목눈이의 사랑’의 앵두(왼쪽)와 육분이의 이미지. /사진제공=드림리퍼블릭


한국문학의 서정성과 감수성을 대표하는 이순원 작가가 ‘정본 소설 사임당’ 이후 2년 만에 신작 장편 소설 ‘오목눈이의 사랑’을 출간했다. ‘오목눈이의 사랑’은 자신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아 놓은 뻐꾸기의 새끼를 키우는 오목눈이(뱁새) 육분이의 헌신적이고 절절한 모성을 그린 작품이다. 육분이는 세 번의 여름 동안 세 번이나 뻐꾸기가 둥지에 몰래 낳은 알을 제 것인 양 품어 키운다. 앵두는 육분이가 낳은 알들을 모두 둥지 밖으로 밀어내고 혼자 살아남은 뻐꾸기로, 어미 뻐꾸기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말없이 사라지자 육분이는 앵두를 향한 원망과 그리움에 빠진다.

그동안 독자에게 ‘착한’ 마음가짐을 갖게 하는 따뜻한 글로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해온 이 작가는 4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오목눈이의 사랑’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번 작품에서 역시 오목눈이 엄마 육분이와 뻐꾸기 앵두를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 중 가장 맹목적인 사랑인 모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요즘은 아이들을 키운다는 게 곧 공부를 잘 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드라마나 영화를 봐도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가 대부분 학업에 관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는 것은 모성입니다. 오목눈이가 자기 새끼도 아닌 뻐꾸기의 알을 품어 부화시킨다는 게 다소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오목눈이를 통해서 자연의 지극한 모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을 이 세상 모든 생명의 어머니께 바칩니다.”


‘오목눈이의 사랑’은 우화적 기법을 강화해 존재에 대한 고민을 풀어 나아가는 한편 오목눈이의 생태와 특성이 꼼꼼하게 취재돼 다큐멘터리만 선사할 수 있는 감동 역시 전한다. “집필을 하면서 뻐꾸기의 생태와 특징에 대해서 알아봤다”는 작가는 “이 새가 아프리카에서 1만4,000㎞를 날아와서 오목눈이 둥지에 새를 맡긴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새들의 특징을 비롯해 지구 반 바퀴를 가로지르며 몬순 기후 등을 뚫고 목적지로 향해가는 기나긴 여정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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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눈이와 뻐꾸기를 소재로 모성을 그리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작은 몸으로 먼 거리를 이동하는 철새들의 여정은 한 편의 드라마틱한 모험 이야기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이 때문에 작품 집필 소식이 알려지자 애니메이션 제작 제안을 받았고, 애니메이션·게임 전문제작사인 드림리퍼블릭는 이 작품을 애니메이션 영화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정근 드림리퍼블릭 총감독은 “오목눈이의 눈물겨운 모정과 모험이 이 작가 특유의 감성적인 문장으로 완성돼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총감독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일을 할 당시 백인들이 한국인 입양아를 안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오목눈이와 뻐꾸기가 생각나기도 했다”며 “모험과 모성은 세계에서 통하는 보편적인 스토리”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뱁새’라는 노래를 불러, 해외 팬들이 뱁새를 이미 잘 알고 있다”며 “작은 몸의 새가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 등이 해외 관객들에게도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8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소’와 ‘1985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단편소설 ’낮달‘이 당선되면서 등단한 이 작가는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황순원 작가상 등 수 많은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은비령‘을 통해 지도에도 없는 문학작품 속의 지명을 지명으로 바꾸는가 하면, 스테디셀러 ’아들과 함께 걷는 길‘은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사진제공=해냄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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