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꿀벌해충에서 플라스틱 분해 실마리 찾다

생명연 연구진, 꿀벌부채명나방으로부터 폴리에틸렌 분해 효소 발견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 박사팀이 최근 세계적인 관심사인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주요사업과 농촌진흥청 우장춘프로젝트 지원으로 수행됐고 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셀 리포트 2월 2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기존 미생물에 의한 플라스틱 분해 이외에 곤충의 효소에 의해서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고해 플라스틱 오염문제 해결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미세 플라스틱을 선택적으로 분해할 수 있을 있는 새로운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꿀벌부채명나방은 병원성세균의 동물 모델로 널리 사용된다. 사람체온에서 병을 일으키는 병원성 세균처럼 37도에서도 잘 자라고 1~2일내에 증상을 보이며 초파리나 예쁜꼬마선충 같이 너무 작지도 않아서 직접 원하는 부위에 병원균 접종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가격이 저렴해 대량 약물 스크리닝이 가능하고 항생제내성 세균인 슈퍼박테리아 연구에 중요한 동물 모델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쥐에 대한 실험결과와 연관성이 높아 쥐와 같은 소형 동물 실험에 대한 윤리적 대체 방안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국내에서 높은 감염률을 보이는 슈퍼박테리아를 대상으로 항생제의 복합체가 기존의 폴리믹신 항생제의 문제가 되는 신장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 기존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꿀벌부채명나방 모델을 통해 연구를 하던 중 꿀벌부채명나방이 벌집을 먹이로 삼는다는 점에서 연구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벌집은 왁스라는 물질로 구성돼 있는데 이전 연구에서 왁스를 분해하는 꿀벌부채명나방이 플라스틱도 분해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즉 기존 연구는 왁스의 화학적 구조가 플라스틱의 주원료인 폴리에틸렌과 유사해 꿀벌부채명나방이 플라스틱을 부수어서 먹은 후 장내에서 소화를 시켜 분해하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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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연구에서는 플라스틱이 꿀벌부채명나방의 장내미생물에 의해서 분해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항생제를 이용해 장내미생물을 모두 제거한 후에도 동일하게 플라스틱을 분해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꿀벌부채명나방의 유전체를 분석하고 왁스와 플라스틱을 먹였을 때 곤충장내에서 특별하게 만들어지는 단백질을 분석했고 그 결과 왁스와 플라스틱을 분해할 때 만들어지는 다량의 효소를 새롭게 찾아 보고했다.

해당 유전체분석을 통해 꿀벌부채명나방이 다른 비슷한 곤충과 비교해서 왁스 분해 효소의 종류와 유전자의 개수가 확장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해당 연구성과에 대한 후속 연구로 효모를 이용한 효소 발현으로 플라스틱 분해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유전체연구를 다년간 진행한 울산과기대의 박종화 박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루어졌고 장기적 지원이 가능했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인터-킹덤지노믹스 기반 슈퍼박테리아 제어 연구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책임자인 류충민 박사는 “꿀벌부채명나방 유래 효소를 이용한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산업적 가치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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