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과 채솟값 안정세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0.5% 오르는 데 그쳤다. 2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반면 외식비를 포함한 개인서비스 물가는 홀로 2%대의 상승률을 이어갔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69(2010=100)로 1년 전보다 0.5% 상승했다. 지난 1월 1년 만에 0%대로 떨어진 데 이어 2016년 5월(0.5%) 이후 가장 낮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석유류를 중심으로 공업제품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지난달 공업제품은 0.8% 하락해 두 달째 2년 반 만의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그 중에서도 석유륫값이 11.3% 급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51%포인트 떨어뜨렸다. 2016년 5월(-11.9%) 이후 2년9개월 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이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에 지난 1월까지 이어진 국제유가 하락세가 겹친 결과로 해석된다. 1월 두바이유 가격은 1년 전보다 11.3% 급락한 배럴당 59.1달러를 기록했다. 통상 국제유가가 국내 석유류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4주 안팎이 소요된다.
지난해 2월 이상 한파로 ‘금값’이 됐던 채소값은 15.1% 떨어져 안정세를 이어갔다. 배추가 42.5%, 양파·파가 32% 떨어지는 등 하락폭이 컸다. 이에 따라 채소·과일·생선·해산물 등 50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도 5.2% 하락해 11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급 영향을 크게 받는 품목들의 가격 하락으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물렀지만 서비스 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전체 서비스 물가지수는 1.4% 올랐고 그 중에서도 개인서비스 물가가 2.5% 올라 전체 물가를 0.81%포인트 끌어올렸다. 지난 1월까지 10개월 연속 3%대 상승했던 외식물가는 지난달에도 2.9% 올라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치킨(6.1%), 구내식당식사비(3.3%) 등 49개 품목 중 1개를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물가 변동폭이 큰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지수 상승률은 1.3%를 기록했다. 전체 소비자물가와 달리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일부 택시요금 인상과 국제유가 상승이 3월 물가에 반영될 것”이라며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