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카드수수료 갈등피해 왜 소비자가 봐야 하나

현대자동차가 신한카드 등 5개 카드사의 카드수수료 인상에 반발해 10일부터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기아자동차도 11일부터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현대·기아차가 카드사와의 협상을 원만히 타결하지 못하면 소비자는 자동차를 살 때 이들 5개사의 신용카드로 결제하지 못한다. 카드 결제가 안 되면 은행 계좌로 입금하거나 현금으로 결제해야 한다. 현대차뿐 아니라 SK텔레콤 등 통신업체와 이마트를 비롯한 유통기업들도 잇따라 계약해지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앞으로 소비자의 피해가 커질 개연성이 높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상의 근거로 수수료 수입보다 마케팅비가 더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해명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영세가맹점의 수수료를 내려 생긴 손실을 대형 가맹점을 통해 보전하려는 것이다. 이는 기본적인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다. 대형 가맹점은 그만큼 카드결제액이 많아 카드사에 수수료 수입을 늘려주는 큰손 고객이다. 대형 고객일수록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낮추고 더 많은 혜택을 줘야 할 텐데 이와 거꾸로 가겠다니 대형 고객이 발길을 끊겠다는 것이 지금 벌어지는 수수료 갈등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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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결제가 국내 결제시장의 70%에 달한 상황에서 카드사와 대형 가맹점 간의 수수료 갈등으로 애꿎은 소비자만 골탕을 먹고 있다.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은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가 과도한 수수료 부담이라고 잘못 파악한 정부에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의 불만이 커지자 정부는 카드수수료를 내리는 무리수를 뒀고 수익성이 나빠진 카드사들은 애꿎은 대형 가맹점 수수료를 올린 것이다. 정부는 무리한 수수료 인하로 생존 위기에 내몰린 카드사들의 이익보전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우선 레버리지 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한도)을 현재의 6배에서 여신전문금융회사 한도인 10배까지 늘려달라는 카드 업계의 요구를 고려해볼 수 있다.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비율을 늘려줄 경우 카드론 등 고금리대출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지만 이 부분은 어차피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묶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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