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분당서울대병원 '스마트 수술실' 가동

집도의 맞춤형 수술장비 세팅

일부 기능 음성으로 제어하고

병리과 검사영상 보며 협진도

교육용 수술 동영상 제작 가능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지난 5일 가동에 들어간 ‘스마트 수술실’의 통합 컨트롤 패널을 조작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 수술실에 배치된 8K VR 카메라.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지난 5일 가동에 들어간 ‘스마트 수술실’의 통합 컨트롤 패널을 조작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 수술실에 배치된 8K VR 카메라.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지난 5일부터 수술방으로 쓰기 시작한 분당서울대병원 ’스마트 수술실‘. 외과 A교수가 컨트롤 패널 화면에 뜬 자신의 이름을 터치하자 수술장비의 세부 설정이 자신에게 맞게 자동으로 조정됐다. 이어 “알렉사, 수술 조명으로 바꿔줘요”라는 그의 말에 조명이 켜지고 수술이 시작됐다.

암 수술로 떼낸 환자의 종양조직 샘플을 병리검사실로 보낸 집도의 B교수는 스마트 수술실과 병리검사실에 설치된 화상연결 솔루션을 통해 병리과 전문의와 샘플 현미경 영상을 함께 보며 수술이 잘 됐는지 협의했다. ’원격 협진‘인 셈이다. 완벽한 수술이 됐다는 확신이 들자 마무리에 들어갔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자체 구축한 스마트 수술 시스템은 스마트 터치패널로 수술실 환경을 컨트롤할 수 있고 의료진 맞춤형 수술장비 세팅(프리셋 기능)도 가능하다. 일부 기능은 음성으로도 제어할 수 있어 의료진이 수술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지금은 39개 수술실 중 1곳만 시범운영하는 단계지만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수술실에도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다. ’국내 최고의 스마트 IT 병원‘임을 자부해온 분당서울대병원은 꼭 필요한 기능을 집대성한 스마트 수술 시스템과 교육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구축했다.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들이 제공하는 패키지 솔루션을 도입했거나 도입하려는 병원들과 달리 자력갱생의 길을 선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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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이 지난 5일 가동에 들어간 ‘스마트 수술실’ 내부.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이 지난 5일 가동에 들어간 ‘스마트 수술실’ 내부.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대신 최고 수준의 영상수술장비를 추가로 도입했다. 근적외선을 이용한 영상유도수술(Image Guided Surgery)이 가능하고 기존 Full-HD보다 4배 더 선명한 4K 수술내시경, 수술 시야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3D 수술내시경을 동시에 지원하는 디스플레이 도입으로 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스마트 수술실은 의료인 교육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일부 수술은 환자 동의를 거쳐 4K나 3D 영상 또는 360도 카메라를 이용한 8K VR 영상 등으로 제작돼 유튜브에 수술교육 콘텐츠로 올라간다. 첨단 의학교육에 관심이 있는 국내외 의학자들의 역량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술 장면을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Live Surgery)하거나 자체 화상연결 솔루션을 통해 글로벌 의학자들과 의견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스마트 수술실과 연계해 구축한 교육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의학자들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최소침습수술(복강경·흉강경·관절경·로봇수술 등 피부절개를 최소화한 수술) 술기를 알리고 함께 발전해 나가겠다”며 “방문 강의보다 영상강의 방식이 글로벌 인지도와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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