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해 “사실로 확인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창리 발사장 재건이 북측의 미사일 실험 재개의 신호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북측을 향해 신중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가능성에 대해 “확인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면서도 “그 일(미사일발사장 복구)이 일어났다면 나는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실이라면) 김 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의 진의를 확인하기 전까지 성급한 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신중론을 견지하는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북측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 중앙정보국(CIA) 등 정부기관들이 북측의 미사일발사장 복구를 사실로 확인할 경우 미국의 대북정책이 대화에서 강경 기조로 선회하며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대화 재개 노력에 적잖은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상업 위성사진에서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발사장의 일부 구조물을 다시 짓는 작업이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2일 사이에 시작된 것으로 포착됐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이날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이 서해 장거리 미사일발사장을 신속히 재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북한이 미사일 실험 유예를 끝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첫 신호일 수 있다”고 우려했으며 워싱턴포스트(WP)도 “비핵화 협상에 대한 북측 태도에 있어 불길한 징후”라고 해석했다. 다만 북측이 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정보 없이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한편 미 의회는 하노이 회담 결렬로 북측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자 연일 행정부에 “비핵화 없이는 (북미 간) 관계 정상화도 없다”고 못 박으며 “북한에 최대한의 압박을 계속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