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로터리]청년들이여! '현재에 있는 미래'를 찾자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영화 ‘인셉션’의 배경은 현재와는 다른 미래세계다. 타인의 꿈속에 들어가 상대방의 생각을 빼내고 꿈과 현실을 오가는 주인공의 연기에 관객들마저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영화와 같은 일이 현실에서 재연 가능한지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의문을 가질 것이다. 심지어 미래는 알 수 없는 신의 영역이라고 단정한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현재에도 미래가 공존하고 있다. 현재를 잘 살펴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 ‘현재에 있는 미래’에는 시간차(差)와 공간차(差) 미래가 있다. 시간차는 우리에게 익숙한 국가 간 시차다. 반면 공간차는 국가 간 발전경험에 따른 경제상황의 공간적 차이다.


이 두 가지 차이가 현재의 우리 청년들에게 미래에 닥쳐올 일을 먼저 경험하게 해주고 미래를 자신이 원하는 삶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길라잡이로서 큰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시간차’ 미래를 통해 우리 청년들이 몇 시간 뒤의 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 단적인 예가 주식시장이다. 미국 주식시장을 상승시킨 재료는 몇 시간 뒤 우리 주식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한다. 이뿐만 아니라 단 몇 시간의 시차는 국가의 산업·경제적 이익에도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우리 청년들이 이러한 시간차 미래를 잘 활용하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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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에게 더 의미가 있는 미래는 ‘공간차’ 미래다. 시간차 미래도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주지만 공간차 미래로 파생되는 기회는 더 많고 활용될 수 있는 분야도 더 넓다. 그간 미국과 일본을 잘 연구해보면 한국의 미래가 보였고 한국이 이들의 발전 경로를 많은 분야에서 따라갔다고 한다. 이제는 한국을 잘 연구해보면 베트남·캄보디아·태국 등 동남아국가에서 어떤 미래가 전개될지 예측 가능하다. 따라서 한국이라는 미래를 잘 알아서 개발도상국에 진출한다면 큰 기회를 맞을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 청년들은 한국이라는 미래에 사는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은 두렵다. 하지만 미리 경험해본 미래는 이미 가본 길이다. 한국이라는 미래에서 습득한 경험은 개발도상국에서 성공적인 미래를 위한 훌륭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에서의 경험이 우리 청년들이 해외에서 일할 때 성공을 위한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간 정부가 우리 기업·청년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사실 청년들의 반응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공직자로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되돌아봤고 책임감도 느낀다. 그러나 국내의 일자리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이유로 우리 청년들을 해외로 내모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와 해외의 공간차에서 발생하는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자는 것이다. 현재에 있는 미래인 한국을 엄밀하게 분석하고 준비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정부가 안내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는 청년들이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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