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은 이날 6면 ‘고약한 섬나라 족속들은 천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회담이 뜻밖에도 합의문 없이 끝난 데 대해 미국에 그 책임이 있다고 한결같이 주장하며 아쉬움과 탄식을 금치 못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번 하노이에서 진행된 제2차 조미수뇌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좋은 결실이 맺어지기를 바라마지 않았던 온 세계가 조선반도에서의 평화 과정이 순조롭게 흐르고 조미 관계가 하루속히 개선되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회담 결렬에 ‘손뼉을 치는 얄미운 일본’을 언급하며 회담 결렬을 우회적으로 나타냈지만 노동당 기관지인 신문의 특성상 북한 전 주민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 전역에 회담 결렬 사실을 공개한 셈이다. 특히 신문은 “뜻밖에도 합의문 없이 끝났다”고 언급함으로써 이번 회담 결렬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을 드러냈고 ‘대내외 여론’을 앞세워 미국에 회담 결렬의 책임이 있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신문의 이런 보도는 외국을 오가는 북한 주민들이 증가한 현실에서 북미정상회담의 결렬 사실을 숨기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내부에서도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제재 완화에 기대를 걸었던 것으로 알려져 결렬로 인한 제재 지속을 마냥 감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앞으로 하노이회담 결렬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권위와 지도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논리와 명분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선전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북한은 회담 결렬 사실을 공개하면서도 미국을 비난하기보다 일본을 비난하는 방식을 택해 향후 북미 협상에 대한 정책적 방향과 전략적 선택을 두고 고심하고 있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