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검토 중인 ‘주둔비용+50’ 공식을 한국과의 차기 방위비 협상에서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최근 한미의 올해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언급하며 “한국이 5년짜리 협정을 선호했지만 1년만 유효한 것으로 합의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한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둔비용+50 요구에 응하라는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미는 최근 올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에 서명했다. 한국은 총액의 절반가량인 1조389억원을 내기로 했다. 이어 내년 이후 적용될 분담금은 이르면 상반기부터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이 대폭 인상된 금액을 내밀 수 있다는 것이다. 8일 블룸버그통신도 최근 진행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이 처음으로 주둔비용+50을 꺼내 들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주둔비용+50은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미군이 해당국에 주둔하는 비용 전액을 당사국이 내는 것은 물론 일종의 프리미엄으로 이의 50%를 추가로 미국에 지불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공식에 대입하면 우리의 분담금은 올해 1조389억원에서 3조원을 넘길 수 있다. 또 현재의 분담금을 50% 인상하라는 뜻으로 해석해도 1조5,000억원대로 껑충 뛰게 돼 국내에서 큰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꼭 이 공식을 따르지 않더라도 미국의 압박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주한미군 감축까지 거론하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또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의 북미 관계도 협상 변수다. 만약 북미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비용 등도 방위비 분담금에 포함돼야 한다는 미 측의 압박이 더 강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