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동십자각]좀비농가 되살리기

민병권 차장(바이오IT부)

민병권 차장민병권 차장



“농어업 예산은 밑 빠진 독이야. 10년간 퍼부은 혈세가 150조원 이상 될 텐데 결과적으로 농촌은 유령지역이 됐잖아.”


중앙정부부처 예산담당공무원 출신의 한 공공기관 임원이 연초 사석에서 던진 탄식이다. 실제로 농가 인구는 지난 2007년 이후 10년간 26%(85만2,000명)나 감소했다. 그마저도 농가 인구 10명당 4명은 노인이다. 농가소득 중 농업외소득을 제외한 순수 ‘농업소득’은 뒷걸음질쳤다. 2007년 농가당 1,040만원선이던 것이 2017년 1,004만원선으로 소폭 떨어졌다. 농림어업 분야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해당 10년간 2.4%에서 1.8%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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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농정당국은 그 많은 나랏돈을 어디에다 퍼부은 것인가. 정부의 농림수산식품 분야 예산은 올해 19조9,000억원(예산안 기준)에 이르렀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예산안(18조6,000억원)보다도 많다. 이 같은 국민 혈세 중 상당액은 농업의 산업 고도화보다는 한계농가에 대한 연명자금처럼 쓰였다. 그 결과 좀비농가는 사라지지 않고 농업의 영세성이 고착화·구조화됐다. 이제는 과감히 영농지원 방식을 바꿔야 한다. 재정지원의 단위를 개별 농가보다는 농업법인으로 전환해 농민들이 ‘기업농’으로 자립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농민들이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마을별로, 조합별로 뭉치고 현물출자 등을 해 법인화를 추진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농민들과 기술기업·시장자본 결합을 통한 혁신형 영농기업 출범을 유도한다면 금상첨화다. 예를 들어 스마트팜 관련 기술기업들이 농가들과 조인트벤처형식으로 혁신형 영농법인을 출범시키도록 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정부가 매칭펀드 및 조세감면 지원을 해주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민간대기업 중에선 KT·SK텔레콤·LG유플러스와 같은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팜 사업에 가속도를 내는 만큼 혁신형 영농법인의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클라우드펀딩’ 시스템을 구축해 혁신형 영농기업과 민간자본가를 상시적으로 연결시키는 것도 좋겠다. /newsroom@sedaily.com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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