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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현대차, GBC 투자유치 위해 매각 후 임대 검토

영국 M&G, 캐나다 브룩필드 등 거론

인허가 해결되야 본격 투자 협상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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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강남에 건립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앤리스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005380)는 최소 3조 7,000억원에 이르는 건설비용을 줄이기 위해 글로벌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이들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BC가 향후 본사 사옥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건물을 소유하기 보다는 선진금융기법을 통해 부담을 최소화 하고 미래 먹거리에 올인하겠다는 계획이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GBC의 주요 시설인 105층 규모의 업무빌딩을 준공 후 매각하되, 현대차 그룹 주요 계열사가 임차하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GBC는 국내서 가장 높은 569m 높이인 지상 105층 규모의 업무 빌딩과 호텔, 전시·컨벤션 시설, 공연장 등으로 구성되며,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가 세일즈앤리스백 방식을 검토하는 이유는 건물과 관련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외부 투자금을 유치해 건립하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현대차가 그동안 국내외 기관투자자로부터 GBC 투자 효율성에 대해 비판을 받아왔다. 세일즈앤리스백을 통해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면 이런 비판도 누그러뜨릴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현대차그룹 등 주요 임차인이 확정된 상태인데다, 이미 지어진 건물에 투자하는 것보다 높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는 정해진 임대 기간 후 우선매수권을 확보해 건물을 인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대차가 양재동 건물을 비롯해 원효로 서비스센터 부지 등 향후 활용 가능한 부동산 자산이 많은 점도 과감하게 세일즈앤리스백을 할 수 있는 이유다. 삼성동이 투자자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아 온 만큼 GBC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오피스 빌딩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온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M&G리얼에스테이트(M&G), 캐나다의 브룩필드자산운용를 비롯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등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M&G는 지난해 국내 최고가 빌딩 거래인 서울시 공평동 센트로폴리스 인수에 1조 2,000억원을 쏟아부었다. 당시 7,000억원은 M&G가 직접 대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재무적투자자를 유치했다.



브룩필드는 2016년 콘래드 호텔을 포함한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를 2조 5,500억원에 인수했다. 이들은 모두 이미 임차인이 확정된 건물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공실이 있는 건물에 투자한 뒤 가치를 높여 임차인을 유치해 높은 수익을 거두는 전략을 펼친다. 임차인이 확정된 건물에 주로 투자하는 국내 투자업계에서는 좀처럼 접근하기 방식이다. GIC는 지난해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빌딩에 4,100억원 투자했고, 최근에는 SKD&D와 2,500억원 규모로 수유역 민간임대주택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들을 포함한 해외 투자자는 GBC투자를 위해 조성하는 펀드에 대출형이나 지분형을 선택해 들어가되, 대출형은 연간 4~5%, 지분형은 10% 이상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강남지역은 서울 중구나 여의도 등 다른 도심지역보다 오피스 공실률이 낮은 지역이다. 글로벌부동산컨설팅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의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4·4분기 기준 서울 중구 등 도심권은 공실률이 13.1%, 여의도권은 12%로 나타났지만 강남권은 5.7%로 나타났다.

다만 GBC 착공을 위한 인허가나 주변 지역 민원 문제가 남아있어 현대차와 투자자 간 본격적인 협상은 착수하지 않았다. GBC는 지난 1월 정부 심의를 통과했지만, 서울시 인허가 문제가 남아있다. GBC 부지 근처에 있는 봉은사에서는 일조권이 침해되고 문화재가 침해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들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온다.

국내 투자업계 관계자는 “인허가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는 해외 투자자라도 구체적인 투자 논의를 하기 어렵다”면서 “현재 논의는 초기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임세원·강도원기자 why@sedaily.com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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