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투자 안 하는 기업, 기업 예금 증가율 가계보다 두 배 이상 높아




기업의 예금 증가율이 가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잉여금이 투자나 임금 등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지난해 건설투와 설비투자는 각각 외환위기과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예금은행의 기업예금 잔액은 425조8,778억원으로 1년 전보다 6.8% 증가했다. 기업예금이 400조원을 넘은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반면 가계 은행예금 잔액은 3.1% 증가한 618조4,422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예금 증가율보다 약 3.7% 포인트 낮다.


기업예금 증가율이 가계를 앞선 것은 2015년부터다. 기업예금 증가율은 2014년 3.4%에서 2015년 8.3%로 올랐고 가계 예금 증가율은 같은 기간 5.7%에서 5.4%로 떨어진 이후 가계, 기업 증가율 간 역전 현상이 빚어졌다. 2000년대와 비교해보면 기업예금 증가세는 확연하다. 전체 은행예금 가운데 기업 비중은 2000년 26.0%에서 지난해에는 30.5%로 올랐고 가계 비중은 59.8%에서 44.3%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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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예금 증가율이 높다는 것은 투자 감소를 의미한다. 건설투자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설비투자 역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9년 만에 최저점을 찍은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소득 중에서 기업 비중이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가계의 경우 대출까지 받아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자산을 묶고 있고 고령화 때문에 저축 통계로 잡히지 않는 보험사 퇴직 연금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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