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3,000억 원 규모의 서울역 북부개발 민간공모사업의 입찰 대진이 삼성물산·미래에셋대우의 그랜드 컨소시엄과 한화그룹 컨소시엄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서울역 북쪽의 약 5만㎡의 유휴부지 개발하는 이 사업은 서울역과 연계해 오피스·상업·호텔 등의 복합시설을 짓는 ‘강북판 코엑스’ 사업으로 통한다.
12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서울역 북부 역세권개발 사업의 파트너로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자산운용’과 손잡았다. 삼성물산이 시공과 일부 투자를 맡는 CI(건설투자자)로 참여하고 미래에셋대우 및 미래에셋자산운용은 FI(재무적투자자) 및 SI(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자금 조달을 맡을 뿐만 아니라 향후 이곳에 들어서는 오피스 빌딩을 인수할 계획이다. 이 컨소시엄에는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의 참여도 유력하다. 롯데건설은 시공뿐만 아니라 롯데마트와 롯데호텔의 책임 임차를 맡을 계획이며 HDC현대산업개발은 현대아이파크몰의 입점도 담당한다.
해당 컨소시엄 관계자는 “시공, 재무, 책임임차 등 다양한 업체들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의 안전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특히 FI 선정과정에서 ‘파격적인 금융조건’을 제시해 다른 유력 금융지주그룹을 따돌렸다는 후문이다.
한화그룹은 여러 계열사들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모에 참여할 계획이다. 한화건설 및 한화역사가 CI로 참여하며 한화생명·증권·자산운용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다. 또 한화리조트 및 한화갤러리아도 SI로 참여해 호텔과 리테일 부문의 책임임차를 맡는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사업은 한화그룹에는 각별한 사업이다. 한화는 지난 2014년 9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민간사업자 공모에 유일하게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그러나 이듬해 낮은 사업성을 이유로 포기한 바 있다. 한화는 이 개발 사업을 롯데의 잠실, 현대자동차의 삼성동 등과 같이 그룹의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공을 들여온 사업”이라며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GS건설, 호반건설, STX도 참여를 검토 중이지만 실제 입찰에 참여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GS건설 관계자는 “해당 개발 사업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지만 입찰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복합개발에 관심이 높은 호반건설도 참여를 검토했으나 적극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역 북부 유휴부지 개발사업은 서울시 중구 봉래동 2가 122번지 일대의 5만 791㎡ 부지(한국철도공사 소유 3만 1,920㎡)를 복합시설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과거 민간사업자 공모가 결국 사업성을 이유로 무산된 만큼 코레일이 이번에는 사업성 개선을 위해 전시컨벤션 면적을 줄이고 주거용 시설의 비율을 높였다. 오피스텔과 임대주택의 주거시설은 30% 이내에서 지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공공 기여율도 과거 55%에서 이번에는 40%대로 낮췄다.
토지비용의 입찰예정가는 3.3㎡당 5,181만 원에 책정됐다. 토지의 임대와 매각비율은 사업 참여자가 제안할 수 있다. 마감일은 오는 28일이며 이후 9명으로 구성된 사업평가위원회에서 낙찰자를 선정한다. 코레일 관계자는 “심사에는 계량 평가외 비 계량 평가가 반반씩 반영된다”며 “기준상 토지비 외에 역세권 개발의 사업계획 점수 비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혜진·박윤선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