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 대한 미군 주둔비용을 대폭 올리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군을 용병처럼 보이게 한다”라고 정면으로 비판을 하고 나섰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보수성향 매체로 알려져 있어 이번 일침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WSJ는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때로는 외교정책 자체를 훼손하는 것 같다”면서 “미군 주둔비용을 50% 높이겠다는 움직임이 한가지 사례”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군 주둔비용에 50%의 ‘프리미엄’을 추가한 ‘주둔비용+50’(cost plus 50)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동맹은 맨해튼의 부동산 거래가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돈 요구’는 미군의 동맹지원이 언제나 협상 가능하고 철회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로 전달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은 미군을 용병처럼 보이게 만든다”면서 “이는 미국의 외교정책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WSJ은 “미국은 지난 세기 엄혹한 경험들을 통해 ‘미군의 해외 주둔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배웠다”면서 “미군의 전진배치는 글로벌 질서를 유지하고 러시아·중국·이란처럼 지역 패권을 추구하는 국가를 억제하고, 테러를 비롯한 지역 위협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미국 측 요구로 유효기간이 1년으로 줄어든 것에 대해 “장기적인 합의가 군사적 확실성을 제공하고 동맹 간 분쟁의 가능성을 줄여둔다”면서 “이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감안하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