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과거 북핵 6자회담 등에서 보였던 벼랑 끝 전략을 또다시 만지작거리면서 3차 북미정상회담까지는 먼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북한이 대북제재 해제를 노리는 전형적인 살라미 전략과 협상 판을 깰 수 있다는 벼랑 끝 전술까지 꺼낼 조짐을 보이면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 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궁지에 몰린 북한이 판 흔들기 전략에 나설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제 우리 정부의 대북 전략이 한층 중요해졌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국제사회에서는 대북정책을 두고 한미가 엇박자를 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북핵 협상 정세 판단에 중심을 잃고 대북제재 완화에 집착하는 것은 북한 비핵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의 돌출행동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대북 상황 관리 능력을 제대로 보여줄 때다. 자칫 정부가 북한 비핵화 판세를 정확히 읽지 못하고 대북제재 완화를 고집하면 북한에 오판 기회를 줄 수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현재의 북핵 정세 속에서 정부는 한미 간 불협화음을 해소하고 대북제재 공조를 굳건히 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를 통해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상황이 강 대 강으로 치닫는 최악의 국면으로 가지 않게 세심하게 관리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