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北 핵협상 중단 조짐 상황관리 적극 나서라

2차 북미협상 결렬 책임을 미국으로 떠넘겨온 북한이 비핵화 협상 중단 카드를 꺼내 들 조짐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실무책임을 맡았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15일 평양에서 외신기자들과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긴급 회견을 열어 “우리는 어떠한 형태로든 미국과 타협할 의도도, 이런 식의 협상을 할 생각이나 계획도 결코 없다”고 말했다. 최 부상은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실험 중단을 계속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정에 달렸다”면서 “짧은 기간 안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이를 놓고 북한 지도부가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 중단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김정은 1인 통치체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 부상의 이 같은 발언은 어떤 식이든 간에 김 위원장의 입김이 반영된 결과라고 봐야 한다. 실제로 최 부상은 김 위원장이 조만간 북한의 추가 행동을 발표할 공식 성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과거 북핵 6자회담 등에서 보였던 벼랑 끝 전략을 또다시 만지작거리면서 3차 북미정상회담까지는 먼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북한이 대북제재 해제를 노리는 전형적인 살라미 전략과 협상 판을 깰 수 있다는 벼랑 끝 전술까지 꺼낼 조짐을 보이면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 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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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북한이 판 흔들기 전략에 나설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제 우리 정부의 대북 전략이 한층 중요해졌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국제사회에서는 대북정책을 두고 한미가 엇박자를 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북핵 협상 정세 판단에 중심을 잃고 대북제재 완화에 집착하는 것은 북한 비핵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의 돌출행동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대북 상황 관리 능력을 제대로 보여줄 때다. 자칫 정부가 북한 비핵화 판세를 정확히 읽지 못하고 대북제재 완화를 고집하면 북한에 오판 기회를 줄 수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현재의 북핵 정세 속에서 정부는 한미 간 불협화음을 해소하고 대북제재 공조를 굳건히 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를 통해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상황이 강 대 강으로 치닫는 최악의 국면으로 가지 않게 세심하게 관리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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