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가 해외 면세점 사업 효율화를 위해 홍콩 법인에 이어 마카오 법인도 청산했다.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자체 법인을 유지하기 보다는 현지 업체와의 합작 법인에 더 집중하겠다는 판단에서다. 실적도 좋지 않다. 지난해 호텔신라 해외 면세점 법인 5곳 중 3곳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수익성 개선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 는 지난해 4·4분기 중 마카오 법인(Shilla Limited Macao)을 청산했다. 호텔신라 마카오법인은 2011년 면세업 등을 위해 설립됐다. 진출 3년 차인 2014년에는 13억4,268만원의 순익을 냈고 이듬해 29억5,995만원으로 이익이 2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 현지 업체와 마카오공항 면세점을 운영하기 위한 합작법인 ‘스카이신라듀티프리 법인’(지분율 40%)이 출범하며 실적이 악화됐다. 이익은 2016년 1억원대로 줄었고 2017년에는 45억원의 손실을 냈다. 2018년에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호텔신라 는 홍콩 법인(Shilla Limited Hong Kong)도 같은 이유로 지난해 청산했다. 현지 면세점 운영을 목적으로 지난 2012년 설립했지만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6년 만에 정리했다. 총 6억7,900만원을 출자해 법인을 세우고 직원 40여 명을 보내 홍콩 면세사업을 준비했지만 운영할수록 적자만 커졌다. 2013년 1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이듬해 5억원으로 적자폭을 줄였지만 2016년 10억원 수준으로 다시 적자가 커지며 자본잠식에 빠진 바 있다.
호텔신라 가 해외 면세점 법인을 청산하는 등 일부 지역에서 교통정리에 나선 것은 좀처럼 해외 면세업이 이익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신라 는 해외에서 모두 5개(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공항, 마카오공항, 태국 푸껫, 도쿄 타카시마야 S&A)의 해외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이 현지 업체와 합작 회사다. 이 중 지난해 마카오와 홍콩을 제외하면 다른 법인들은 모두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태국(-123억원)의 손실폭이 가장 컸고 싱가포르(-104억원), 일본(-71억원) 순이었다. 호텔신라 는 면세업 외에도 해외 여행업 사업도 9개 해외 법인 중 3곳(루마니아, 영국, 대만)이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해외 면세점 손실이 지난해 276억원으로 2017년(-447억원) 보다 크게 개선된 점은 희망적이다. 또 해외 면세점 매출이 2016년 5,000억원대에서 3년여 만에 1조원대로 대폭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 작업에만 나선다면 적극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호텔신라 의 전체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1,103억원으로 전년(252억원) 대비 4배 가까이 늘었다. 면세점 부문 이익도 139억원 적자에서 86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해외 면세점 사업만 개선되면 이익 1,000억원 돌파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면세점업계는 경쟁이 심화 혹은 완화되는 정도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