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체감경기 최악인데 낙관 타령이라니

기획재정부가 15일 공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연초 경제에 긍정적 모멘텀이 있다”고 밝혔다. 주요 산업활동과 경제 심리 관련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1월 들어 견실한 소비 흐름이 이어지고 투자도 증가한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거론해오던 투자 조정에 관한 문구를 뺏다. 정부는 지난해 9월까지 그린북에서 경제가 회복세라고 진단했지만 10월부터는 회복세라는 평가를 삭제하고 불확실성에 무게를 둬왔다. 하지만 이달 들어 불확실성보다는 긍정적 모멘텀을 앞세우는 모양새다.


정부 언급처럼 1월 전 산업생산은 한 달 전에 비해 0.8% 늘었다. 광공업·서비스업·건설업 등에서 모두 증가했다. 설비투자지수(2.2%)와 건설투자(2.1%)도 다소 나아졌다. 하지만 일부 지표의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체감 경기는 바닥이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와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 1월 전월보다 모두 떨어져 8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이는 통계청이 경기 순환기를 설정한 1972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관련기사



무엇보다 올 들어 수출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주력품목인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심상찮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반도체 D램 수출가격이 전월대비 6.9% 떨어졌고 플래시메모리도 2.4% 빠졌다. D램은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째 내림세다. 모니터용 액정표시장치(LCD) 1.8%, TV용 LCD 1.5% 등 다른 전자기기 수출물가도 떨어졌다. 미·중 무역갈등이 여전하고 중국의 경기둔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등 대외 불확실성 역시 상존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이 2.6%로 둔화됐고 같은 기간 중국의 성장률 역시 6.4%에 그쳤다. 일본 경제도 0.5%의 저조한 성장률을 나타냈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가 일부 지표의 반짝 개선만 보고 다시 경기 낙관론을 펴는 것 같아 걱정이다. 그나마 그린북을 통해 두 달 연속 수출부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은 다행스럽다. 정부는 섣부른 낙관을 경계하고 경제 전반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몇몇 지표의 일시 호전에 현혹돼 잘못된 진단을 내려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규제개혁에 속도를 내 민간부문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시급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