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이 5세대(5G) 상용화에 발맞춰 현존 보안기술 가운데 최고로 평가받는 ‘양자암호통신’을 통신망에 구축한다. 이 방식은 해킹을 시도하면 해당 정보가 변형돼 내용을 파악하거나 복제가 불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텔레콤은 5G 통신망에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도입했으며 다음 달까지 기존 롱텀에볼루션(LTE)망에도 확대 적용한다고 18일 밝혔다.
양자(Quantum)는 더 쪼갤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단위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를 이용해 송신자와 수신자만 알 수 있는 암호열쇠를 만들어 도청을 막는 통신기술이다. 기존 통신 방식에서는 공 모양의 정보를 주고받을 때 제 3자가 공을 가로챈 뒤 복제본을 전달해도 정보 탈취 여부를 알기 어려웠다. 반면 양자암호통신은 비눗방울을 주고받는 것과 같아, 제3자가 비눗방울을 건들기만 해도 형태가 변형돼 해킹이나 복제 자체가 불가하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양자의 특성인 중첩성이 훼손되면 송·수신자가 바로 알 수 있고 원상태로 바꿀 수 없는 비가역적 특성 때문이다. 강종렬 SK텔레콤 ICT 인프라센터장은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현존하는 보안기술 가운데 가장 안전한 통신암호화 방식”이라며 “SK텔레콤 이용 고객은 전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5G 통신망을 경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적용했다. 가입자 인증 과정은 단말 사용자가 이동통신망에 접속해 모든 음성과 영상 데이터 등을 주고 받기 전, 정상 가입자로 인증을 받는 최초·필수 단계로 인증키 값이 유출되면 고객 정보가 범죄에 쓰일 수 있어 보안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5G망에서는 모든 사물과 사람이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자율주행이나 금융, 원격의료, 스마트팩토리 등 분야에서 방대한 데이터가 전달되는데, 안전이나 회사 핵심 기술과 연관이 깊어 보안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SK텔레콤이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5G망에 적용한 이유다.
SK텔레콤은 또 다음 달 전국 데이터의 핵심 전송 구간인 서울-대전 구간에 양자키분배(QKD) 기술을 연동해 5G와 LTE 데이터 송수신 보안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자키분배는 양자암호통신의 핵심기술로 송신부와 수신부만 해독할 수 있는 도청 불가능한 암호키를 생성한다.
SK텔레콤은 글로벌 양자암호통신 생태계도 선도하고 있다. 지난 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 회의에서 SK텔레콤이 제안한 ‘양자키 분배를 활용하는 양자암호통신 관련 신기술’ 2건이 국제표준화 과제로 채택됐다. SK텔레콤은 2011년부터 양자기술연구소를 설립해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