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자 스윙’ 짐 퓨릭(49·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베테랑 돌풍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퓨릭은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에서 끝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단독 2위를 차지했다. 나흘 동안 기록한 15언더파 273타는 우승컵을 들어 올린 로리 매킬로이(32·북아일랜드·16언더파)에 단 1타가 모자란 성적이었다.
퓨릭은 클럽을 가파르게 들어 올렸다가 톱에서 궤도를 수정한 뒤 내리치는 독특한 스윙으로 유명하다. 우스꽝스러운 스윙 순위에 단골로 이름을 올리지만 독특한 스윙은 메이저 1승을 포함해 PGA 투어 통산 17승을 올린 무기가 됐다. 지난 2013년 ‘59타 클럽’에 가입한 그는 2016년 8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는 46세의 나이로 PGA 투어 사상 최초로 ‘58타’를 때려냈다. 통산 상금은 7,033만달러로 4위에 올라 있다. 퓨릭보다 더 많은 상금을 수확한 선수는 타이거 우즈(44·미국·1억1,592만달러), 필 미컬슨(49·미국·9,024만달러), 비제이 싱(56·피지·7,121만달러) 등 3명뿐이다.
최근 2년간은 부상 때문에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에는 미국-유럽 대항전 라이더컵에서 미국팀의 단장을 맡았다. 한때 2위까지 올랐던 세계랭킹은 지난해 말 223위까지 떨어졌고 2018-2019시즌에는 출전 대회 수가 제한된 조건부 시드권자 자격으로 활동 중이다.
하지만 올 들어 부쩍 힘을 내는 모습이다. 2주 전 혼다 클래식에서 공동 9위를 차지한 퓨릭은 지난주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을 건너뛴 뒤 이번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날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물을 가로질러 홀 1m 안쪽에 바짝 붙인 완벽한 두 번째 샷에 힘입어 단독 2위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매킬로이가 타수를 잃지 않아 이 대회 최고령 우승은 무산됐지만 2016년 US 오픈 공동 2위 이후 2년 만에 최고 성적을 거두며 135만달러(약 15억3,000만원)의 상금을 챙겼다. 특히 세계랭킹이 167위에서 57위로 수직 상승하면서 64강만 참가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매치플레이 대회(27~31일) 출전권을 따내는 성과도 올렸다. 세계 50위 이내 진입도 바라보게 돼 다음달 ‘명인 열전’인 마스터스 출전 기대감을 부풀렸다. 퓨릭은 “오랜만에 안정된 샷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히고 “(최근 성적 덕분에) 일정에 변화를 줄 수 있게 됐지만 참가 대회 수보다는 대회 선택의 기준을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시즌 PGA 투어에서는 유독 40대와 50대 선수들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맷 쿠처(42·미국)는 마야코바 클래식과 소니 오픈에서 우승했고 미컬슨은 페블비치 프로암을 제패했다. 싱은 혼다 클래식 최종일 1타 차 2위로 출발, 단독 6위로 마감했으나 사상 최고령 우승(52세10개월·샘 스니드) 도전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