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中 배터리' 공략 속도내는 SK이노

작년 자회사 'BEST' 설립

배터리 공정 등 의결권 확대 목적

현지 합작법인 'BESK' 지분율

기존 40→49%까지 끌어올려

2015A14 SK이노



SK이노베이션(096770)이 중국의 베이징자동차 및 베이징전공과의 합작해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 생산법인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이하 BESK)’의 지분율을 기존 40%에서 49%로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3년 베이징자동차 및 베이징전공과 함께 10억위안(1,682억원)을 들여 BESK를 설립했지만 보조금 제외에 따른 주문량 감소 등으로 지난 2017년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중국 창저우에 7.5GW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힌 이후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SK이노베이션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지는 모습이다.

19일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4분기에 진행된 BESK 유상증자에 참여해 관련 지분율을 49%로 높였다. SK이노베이션은 지분 추가 확보 등을 위해 총 1,146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베이징자동차·베이징전공이 BESK 설립을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의 지분율은 기존 60%에서 51%로 줄었다. BESK의 경영권은 여전히 중국 SPC 측이 갖고 있지만 의결권이 늘어난 만큼 향후 SK이노베이션의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이번 SK이노베이션의 지분 추가 확보는 BESK가 지난해 8월 설립한 배터리 생산 담당 자회사 ‘BEST’ 설립과 관련이 깊다. BEST는 중국 장쑤성 창저우에 7.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오는 2020년 완공 예정이다. 공장 가동에 필요한 건설투자비와 운전자본 등의 자금 50억위안(8,415억원)은 양측이 분할 출자 형태로 2020년까지 투자한다. BEST의 지분 100%를 BESK가 보유한 만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생산 공정 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려면 유상증자를 통한 의결권 확대가 필요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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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중국 배터리 시장 공략 계획은 BESK의 지분율을 높인 지난해 3·4분기부터 확실히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 중국 창저우시에 4,000여억원을 투입해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과 세라믹코팅분리막(CCS)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의 모회사 SK(주)는 지난해 11월 2,700억원을 들여 배터리 부품을 동박을 제조하는 중국 왓슨 지분을 인수하기도 하는 등 SK그룹 차원의 행보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오는 2021년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정책이 폐지될 예정인 만큼 관련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한국 업체에게는 상당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BESK의 향후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BESK는 지금까지 SK이노베이션이 한국에서 생산한 셀을 수입해 중국 현지에서 배터리 팩을 만드는 역할을 담당했다. 다만 BESK는 설립 이듬해인 2014년에 5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사드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2017년과 2018년에도 62억원과 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손실 규모를 살펴보면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82억원과 63억원을 기록해 ‘공장을 가동할 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이 때문에 BESK는 향후 BEST의 모회사 정도의 역할만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BEST 설립과 관련한 의결권 추가 확보를 위해 지난해 BESK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며 “중국 업체가 BESK의 경영권을 갖고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배터리 기술 유출에 대한 걱정을 하는 데 관련 대비책을 충분히 마련해 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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