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이상 세계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내연기관의 시장 점유율이 2030년에도 80% 수준을 유지하며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 특정 동력원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에 집착하기보다는 전기와 수소, 내연기관 모두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자동차공학회는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2030 자동차 동력의 가는 길: 주요 기술의 전망과 과제’ 발표회를 열고 주요 동력원별 자동차 시장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공학회는 2030년에도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민경덕 자동차공학회 부회장(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2030년에도 내연기관은 평균 65%, 하이브리드는 평균 28%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보일 것”이라며 “전기차는 평균 7%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2015년과 2018년 하이브리드 차 시장에 대한 전망이 바뀌고 있다며 전기를 동력원으로 한 자동차 시장이 급격한 확대보다는 내연기관을 서서히 대체해 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이 때문에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 산업에 대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 창출력이 전기차보다 큰 내연기관의 특징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기형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자동차 동력원으로서 중요한 요소인 상품성과 비용, 연료 가격, 공급 인프라, 항속 거리를 고려해 볼 때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가진 내연기관이 2030년에도 80% 이상 주력 동력원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 “향후 20~30년 간은 내연 기관 효율 향상과 배기 저감에 필요한 신기술 개발,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각국의 온실가스 규제로 인해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시장 역시 팽창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김민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국제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수소전기차 산업은 미래 성장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세계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 충전소 인프라 확대, 전문 인력 양성 등 체계적인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성호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도 “전기차는 2020년 전세계에서 400만대 2030년은 2,150만대가 판매될 것”이라며 “성장동력으로서 교두보 확보와 고용 창출, 산업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핵심기술을 보유한 대기업과 부품 기술을 가진 중소·중견기업의 기술 제휴 공동 개발 지원 정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연기관과 배터리가 함께 구동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효율 역시 급격히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박영일 서울과학기술대 공대 교수는 “2030년 하이브리드 차 연비 향상은 2015년 대비 23%에서 최대 80%까지 향상이 가능하다”며 “독창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강화되는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로 자동차 업체들의 부담금이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현대기아차(000270)가 2021년 유럽에서 부담하는 금액만 3,8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평가다. 민경덕 교수는 PA컨설팅의 자료를 인용해 “2021년 EU 규제(온실가스 1g/㎞ 당 95유로)로 폭스바겐은 1조 7,864억원, FCA는 8,932억원, PSA는 7,656억원을, 현대기아차는 3,838억원을 부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