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일상은 물론 관광지에서조차 디지털카메라 대신 스마트폰 카메라가 주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되면서 더욱 다양한 효과를 구현할 수 있게 돼 사진 기술에 대한 고급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훌륭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진 공유 프로그램들의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단순하게 사진을 찍고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 사진은 개인의 창의성과 예술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됐다.
사진 분야에서는 이런 변화가 생겼는데 음악 창작 분야는 어떨까. 여전히 소수의 전문 작곡가나 프로듀서의 영역이라고 인식돼오던 이 분야에도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IBM이나 구글 같은 정보기술(IT) 대기업뿐 아니라 몇몇 음악 벤처기업들이 AI를 이용해 쉽게 작곡·편곡을 할 수 있는 툴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에이바·앰퍼뮤직 등 벤처기업 창작 플랫폼 두각
진입문턱 낮춰 개인화된 음악 서비스 시대 열 것
이들은 대부분 심층신경망을 사용하며 다양한 장르의 방대한 음악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딥러닝을 통해 분석해 음악 데이터에 있는 패턴을 찾아낸다. 이를 기반으로 장르·템포·길이·리듬·분위기 등 음악의 핵심 요소를 선택하기만 하면 원하는 음악을 생성해내며 이후 일부 툴은 특정 악기를 넣거나 빼는 등 편곡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이제 깊은 음악적 지식이 없더라도 툴을 사용하면 누구나 음악 창작이 가능하게 됐다.
IBM의 왓슨 비트, 구글의 마젠타, 소니의 플로우 머신과 같은 IT 대기업의 제품도 훌륭하지만 에이바(AIVA)와 앰퍼뮤직(Amper Music)과 같은 벤처기업 제품 역시 주목할 만하다. 에이바는 룩셈부르크 소재의 스타트업으로 프로 오케스트라가 스튜디오 녹음을 하는 수준의 클래식 음악을 생성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앰퍼뮤직은 누구나 음악을 창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목표로 영화음악 작곡가 출신이 만든 스타트업으로 앰퍼의 웹사이트를 통해 몇 번의 클릭만 하면 원하는 음악을 만들어낸 후 편곡까지 가능하다.
이처럼 AI 솔루션을 사용하면 깊은 음악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누구나 음악을 창작할 수 있는데 이것이 AI가 작곡자를 대체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 이유는 아직 AI 솔루션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음악은 사람의 감성적인 부분을 만족시켜야 하는 예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훌륭한 사진을 찍으려면 노력과 예술적인 감이 필요하듯이 AI를 통해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AI 음악 솔루션의 가치는 욕구는 있지만 접근하지 못했던 일반인들에게 기회를 주고, 전문가들에게는 새로운 음악 창작 수단을 제공하며, 저예산 영화제작자나 유튜버들은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고민 없이 배경음악을 쓸 수 있게 되고, 자신만의 감성에 충만한 개인화된 음악이 가능해졌다는 데 있다. 향후 더욱 발전할 것이며 이로 인해 음악 창작과 소비에 많은 변화가 생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