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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균 감염되면 대사증후군 위험 1.2배

김나영·임선희 교수팀 분석

65세 이상 노인은 연관성 없어

"고혈압·당뇨병 영향 더 큰 탓"

2115A32 대사증후군 진단 기준



위장 점막에 사는 세균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된 65세 미만 성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사증후군 위험이 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임선희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교수팀이 전국 10개 대학병원 및 건강검진센터를 찾은 16세 이상 2만1,100여명 중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 경험이 없는 1만5,195명을 대상으로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대사증후군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다.

우리나라 성인의 30% 이상이 심혈관질환과 당뇨병 위험 등을 높이는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십이지장궤양과 위염·위암 등을 유발하며 국내 감염률은 지난 1998년 67%에서 2016~2017년 44%로 감소세를 보여왔다. 다만 미국·북유럽 등 선진국(30% 이하)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20일 연구팀에 따르면 분석대상자 중 43%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항체 양성)됐고 24%는 대사증후군이었다. 헬리코박터 감염자 가운데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27%로 감염되지 않은 군(21%)의 1.3배였다. 성별·연령·체질량지수(BMI)·거주지·가계소득·교육수준 등에 따른 편차를 보정했어도 65세 미만 연령층에서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대사증후군 위험을 1.2배 높이는 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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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같은 만성적인 감염이 염증성 물질(사이토카인)의 생산·분비를 촉진해 지질대사에 영향을 미치고 대사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헬리코박터균이 위장 점막에 침입하면 염증 세포로부터 이에 대항하기 위한 혈관 작용물질이나 산화질소가 분비돼 혈압에 영향을 끼친다는 가설, 인슐린 수용체에 변화를 일으켜 세포들이 혈당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게 돼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가설이 있다.

다만 65세 이상 연령에서는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대사증후군 간 연관성이 없었다. 그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노인들은 헬리코박터균보다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대사증후군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임 교수는 “헬리코박터균이 대사증후군에 미치는 확실한 인과관계는 제균치료 후 대사증후군 위험이 감소하는지, 특히 인슐린저항성·고혈압·고지혈증 환자군에서 생존율 등이 높아지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를 통해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소화기질환과학(Digestive Diseases and Sciences)’에 발표됐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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